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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탄 밴드" 악명 마릴린 맨슨이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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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탄 밴드" 악명 마릴린 맨슨이 온다

입력
2003.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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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4일 올림픽 공원 펜싱 경기장에서 열릴 미국의 하드코어 록그룹 마릴린 맨슨의 공연을 앞두고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우려와 "문화의 다양성을 위해 반길 일"이라는 팬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번 공연은 연소자 관람 불가 판정을 받았다.5인조 밴드 마릴린 맨슨은 보컬 마릴린 맨슨(본명 브라이언 워너)을 중심으로 '검열의 한계를 깨부순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1989년 결성됐다. 마릴린 맨슨은 섹스 심벌인 마릴린 먼로와 여배우 샤론 테이트(영화감독 로만 폴란스키의 부인)를 살해한 희대의 살인마 찰스 맨슨의 이름을 합한 이름.

마릴린 맨슨이 논쟁을 부르는 밴드가 된 것은 이들의 반 기독교적 공연 행태 때문. 1994년에는 미 사탄교회(Church Of Satan)의 교주 앤튼 래비에 의해 사탄교주의 칭호를 받았다. 당시의 공연에서 마릴린 맨슨은 악기를 집어 던지고 벌거벗은 몸을 흉기로 자해하고 피를 보여 준다. 주제가와도 같은 'Antichrist Superstar'를 부를 때는 제단 같은 무대 위에 교주처럼 나타나 성경책을 갈기갈기 찢어 관중석을 향해 던진다. 신흥종교나 신나치주의자의 집회를 연상시킨다. 이들은 1999년 미 콜로라도주 컬럼바인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 이후 또 한차례 논란에 휩싸였다.

학생과 교직원 15명이 희생된 이 사고에서 범인들이 마릴린 맨슨의 열광적인 팬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 "청소년을 사탄의 앞잡이로 만들어 무고한 사람을 살상하고 교회를 공격하는 데 동원했다"는 지탄을 받았다.

1999년 두 차례, 2000년 한 차례 등 세 번이나 내한 공연이 추진됐지만 영상물 등급위원회가 공연허가를 하지 않았다.

이번 내한 공연이 결정된 후에도 일부 기독교 단체는 공연 기획사 측에 압력을 넣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액세스 커뮤니케이션 측은 "마릴린 맨슨이 공연 도중 반기독교적 행동을 한 것은 2, 3집 시절이었고 5집을 발표한 요즘은 달라졌다"며 "공연에서 노골적인 성행위 묘사, 관객 모독 등 5가지 금지 행동은 하지 않겠다는 서면 각서까지 받았다"고 밝혔다.

4월 마릴린 맨슨의 뮤직비디오를 서비스한 인터넷 업체의 징계를 문화관광부에 요청하는 등 모니터 활동을 벌여온 기독교윤리실천운동 측은 "적법한 절차를 거쳐 공연이 결정된 만큼 공연 자체에 반대할 생각은 없다"며 "다만 공연장에는 청소년 입장이 철저히 통제되도록 감시에 나설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지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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