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법무장관이 13일 국회 본회의 대정부 질문에서 독특한 답변으로 눈길을 끌었다. 강 장관은 추궁하는 의원에게 역공을 가하는가 하면, 곤란한 질문엔 엉뚱한 대답을 해 실소를 자아냈다.강 장관은 이날 오후 한나라당 정형근 의원과 일합을 겨뤘다. 정 의원이 아랍인으로 위장해 간첩활동을 했던 정수일씨를 지칭, "무하마드 깐수를 아느냐"고 묻자 강 장관은 "간첩이란 것 밖에 모른다"고 솔직히 털어놓았다.
정 의원이 "장관이 사면 복권 시켜주지 않았느냐? 이유가 뭐냐"고 물고 늘어지자, 강 장관은 "주민등록증을 발급 받기 위해서…"라며 엉뚱한 답변을 해 의원들을 어리둥절케 했다. 오전 답변에서는 고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에 가혹행위 의혹을 놓고 의원들을 도리어 몰아세웠다.
강 장관은 민주당 정장선 의원이 "증거가 있으면 수사하겠다는 소극적인 자세보다 외부기관에 조사를 의뢰하라"고 추궁하자 "의혹이 있다면 무엇을 근거로 한 의혹인지 좀 짚어가면서 정확하게 표현해야 한다"고 도리어 충고성 발언을 했다.
강 장관은 또 "'검찰의 강압수사 문제'라는 말은 강압수사 사실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 말"이라며 정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강 장관은 이어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조사에 응하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자 "무슨 의미냐"고 정 의원이 따지자, "강압수사 의혹의 근거자료가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제시하면 응할 의향이 있다는 뜻"이라고 또박또박 말했다. 마치 의원과 장관의 공수(攻守) 위치가 바뀐 듯 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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