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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패션의 "미적交感"/"다리를 도둑맞은 남자와 30개의 눈"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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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과 패션의 "미적交感"/"다리를 도둑맞은 남자와 30개의 눈"展

입력
2003.08.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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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뉴욕 갤러리의 둘 중 하나는 패션 사진을 전시하고 있다." 사진과 패션, 혹은 그 둘의 결합이 미술에 던지고 있는 충격이 이 말에서 드러난다. 패션 디자이너 아르마니는 2000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서 회고전을 열었다. 화려한 음악과 조명, 늘씬한 모델의 우아한 율동, 디자이너와 헤어드레서와 메이크업아티스트가 함께 만들어내는 패션 사진은 첨단의 현대미술로 새로운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대림미술관에서 9일 막이 오른 전시회 '다리를 도둑 맞은 남자와 30개의 눈'은 시대가 만들어내고 있는 이미지, 패션 사진의 예술적 정체성을 모색하는 자리다. 9월7일까지 열리는 전시에는 프랑스의 세계적 패션사진작가 고초와 한국 사진작가 30명이 참여했다. 국내 작가는 김중만 조세현 구본창 김동율 등 패션사진에서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현역들이다.

고초는 스스로 모델이 되고 친구인 미국 사진작가 낸 골딘이 촬영한 '옷을 입은 사진' 시리즈를 선보였다. 자신의 모습을 찍은 사진에 세계적 유명 디자이너들이 제작한 의상을 직접 바느질해 입힌 독특한 것들이다. 옷과 사진이 하나의 작품으로 구성된 셈이다. 장 콜로나의 의상을 사용한 사진에서는 남성적 근육이 강조된 자신의 뒷모습과 바닥에 길게 옷자락을 드리운 여성적인 핑크빛 드레스가 기묘한 대조를 이룬다. 조세 레비의 푸른색 망토를 두른 모습에서는 얼굴에 마스크를 써서 남성성과 여성성의 경계를 허물어버렸다. 고초의 이 작품들은 미술관의 요청에 의해 처음부터 패션 홍보용이 아닌 순수 작품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다.

한국 작가의 작품으로는 1960년대 이후 패션 사진을 비롯해 그 사회·문화적 상황을 알 수 있는 광고와 포스터, 달력에 사용된 상업적 이미지들도 포함돼 있다. 60∼80년대 화장품 광고에 등장하는 김지미, 윤정희, 안인숙, 유지인 등의 모습을 담은 김한용의 사진은 세월의 흐름을 느끼게 한다.

신민경 대림미술관 큐레이터는 "예술이 사회적 권력과 지배 구조를 반영할 수밖에 없다면 패션 사진은 상업주의에 예술의 존엄성이 결합된, 이 시대가 만들어낸 독특한 이미지"라며 "이번 전시가 자칫 무의미하고 선정적인 이미지 생산에 치우치기 쉬운 패션사진에 대한 작은 지침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전시 문의 (02)720―0667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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