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서보는 동대문야구장 푸른 하늘에 멋진 희망의 홈런을 날려보내겠습니다."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성남서고와의 2회전(13일 낮 12시30분)을 하루 앞둔 12일 서울로 상경하면서 충주성심학교의 강타자 장왕근(17)은 박정석 체육부장에게 수화로 선수들의 마음을 전했다.
지난해 9월9일 국내최초의 청각장애인 야구팀으로 창단된 충주성심 선수들은 이날 오전 충주 탄금대야구장에서 2시간동안의 마무리훈련을 마친후 설레는 마음으로 서울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대붕기 4강팀 성남서고가 버거운 상대이지만 첫 공식경기라 선수 모두가 팬앞에서 멋진 플레이를 선보일 꿈에 부풀어 있다. 실력차가 커 승패에 연연하지 않겠다는 게 김석환 감독의 솔직한 속내이다. 하지만 뙤약볕아래에서 비지땀을 쏟으며 맹훈을 거듭, 검게 그을린 선수들의 얼굴에는 패기가 넘친다. 지난 10일 세광고와 연습경기를 갖는등 실전감각을 쌓고 데뷔무대 리허설을 마쳤다는 박부장은 "장애인 대 일반인의 대결로 보지 말아달라. 쇠도 녹일 정도의 열정을 가진 젊은 학생들의 페어플레이에 박수를 보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충주성심은 우선 콜드게임을 당하지 않는게 목표이다. 최대한 실책을 줄이고 치고 달리기와 보내기번트를 활용해 단 1점이라도 낼 작정이다. 장왕근의 한방과 타격의 정교함이 뛰어난 한명진(17)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선수들이 말을 알아들을수 없기 때문에 경기내내 박부장이 수화로 감독의 작전을 전달할 계획이다.
총 50명의 남자 재학생 중 훈련을 함께 하는 인원은 17명. 이날 경기에는 중학생을 뺀 10명만이 경기에 출전해야 할정도로 사정이 열악하다. 하지만 대형버스 3대를 동원해 올라오는 전교생 182명과 학부모, 장애인단체 회원들로 구성될 응원부대가 든든한 빽이다.
김석환 감독은 "선수들과 하나가 돼 모든 장애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LG구단의 초청으로 12일 오후 잠실구장서 열린 LG―현대전을 관전하고 서승덕(2학년·선발투수)이 시구를 했다.
/박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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