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독신여성 부동산컨설턴트 변사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번 사건이 타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결론짓고 수사중이다.12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따르면 C부동산 영업부장 김모(35·여)씨가 숨진 채 발견된 서울 강남구 대치동 다세대주택 지하 101호의 출입문 인터폰과 장롱문에서 장갑흔이 발견됐다.
경찰은 장갑흔을 완전범죄를 노린 범인이 남긴 증거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금까지 김씨가 수건과 쓰레기 봉투를 뒤집어 쓰고 침대 위에 알몸으로 누워 있는 등 일반적인 자살 정황과는 달라 김씨의 타살가능성에 주목하면서도, 현장에서 발견된 지문 3점이 김씨의 것으로 판명되는 등 외부인의 침입 흔적이 전혀 없는 점, 김씨의 외상이 전혀 없는 점, 성폭행 흔적이 없는 점 등에 미뤄 자살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해 왔다.
경찰은 또 현장에서 발견된 '의문의 발자국'도 사건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경찰은 방안의 발자국 9점을 형태별로 3종류로 분류, 이 가운데 2종류는 김씨의 것으로 확인했으나 나머지 1종류는 김씨의 것과 다른 것으로 추정,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했다.
경찰은 김씨의 지갑에 현금이 남아있지 않은 점과 외부 창문의 방범창이 뜯겨나간 흔적 등도 외부인이 침입했을 가능성을 뒷받침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와 함께 김씨의 가족으로부터 "김씨 주변 남자 중 1명이 김씨와 복잡한 돈관계로 얽혀있다"는 점과 또다른 가족으로부터 "지난 2월 내연남과 헤어진 이후에도 남자를 사귀어왔다"는 진술을 확보, 관련자들을 상대로 알리바이 여부를 수사 중이다.
경찰은 이밖에 의혹투성이인 김씨의 자살정황에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불이 꺼진 상태에서 침대에 알몸으로 누운 김씨가 수건과 쓰레기 봉투를 뒤집어쓴 채 테이프로 목을 감은 뒤 테이프 몸통을 침대에서 60∼70㎝ 떨어진 테이블에 둔 점도 의문이다. 김씨가 아무리 치밀하게 자살을 기도했더라도 질식상태에서 정돈된 자세를 보였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기 때문. 경찰은 이날 김씨의 이메일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김씨의 주변인물 중 평소 원한을 살만한 사람이 있었는지 조사중이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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