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9시 서초동 대검 청사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난 송광수(宋光洙) 검찰총장은 민주당 함승희 의원의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 가혹행위 주장,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 긴급체포에 대한 정치권의 구구한 해석 등에 대해 "근거를 말하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권씨의 정확한 혐의와 다른 정치인에 대한 수사 가능성을 말해달라.
"권씨 혐의는 더 확인해봐야 한다. 벌써 다른 정치인을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 그러면 정치권으로부터 공연한 오해를 받을 수 있고, 또 수사가 거기까지 이르지 못하면 숨기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
―전체 4·13 총선 자금 수사 가능성은 없나.
"이제 막 수사가 시작됐는데 돈이 어디로 갔는지를 미리 말하는 것은 사리에 맞지 않다. 비리가 있어 하는 수사에 대해 권한 남용을 지적하는 것은 좋지만 '검찰공화국'이니 '검찰독재'라고 하는 것은 정말 걱정스럽다."
―권씨 긴급체포가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에 대한 가혹행위 의혹과 관련이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의혹? 어느 분이 얘기하던가. '이런 것 아니냐'고 한 걸 가지고 묻지 말라. 어느 강압을 말하는지 모르겠는데, 근거가 있으면 검찰에 제시해 달라. 우리는 특검에서 자료를 받아 (현대비자금) '150억원+α'를 조사해왔고, 지난 주 불행한 일이 없었다면 (권씨의 체포는) 앞당겨졌을 것이다."
―함 의원이 검찰의 가혹행위 의혹을 제기했는데.
"국회의원이 얘기한 것에 대해 검찰이 일일이 얘기할 수 없지 않나.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겠나. 정 회장을 조사할 때 가혹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가 있다면 제시해 달라. 철저히 조사해 책임질 일이 있다면 내가 먼저 책임지겠다."
―김영완씨가 제출한 자료가 권씨 체포의 계기가 됐나.
"하나만 믿고 어떻게 수사하나. 여러 가지 종합해서 한 것이다."
/김지성기자 j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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