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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의 늪 빠뜨린 걸프전이 죄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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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의 늪 빠뜨린 걸프전이 죄인"

입력
2003.08.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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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프전 참전 후유증으로 정신이 피폐해 마약과 범죄에 빠져든 미국 동포청년을 돕기 위해 미 하와이 동포사회가 뭉쳤다. 하와이한인회(회장 서성갑)는 미 법원으로부터 추방명령을 받은 박병근(34·사진)씨를 구명하기 위해 서명운동을 벌여 2주만에 1,000여명의 서명을 받았다.6세에 하와이로 이민한 박씨는 18세에 미 특공부대에 입대해 1991년 걸프전에 투입되기 전까지는 자동차 디자인 공모전에 입상하는 등 모범 청년이었다. 그렇지만 박씨는 마치 영화 '디어 헌터'를 떠올리게 하듯이, 걸프전을 마치고 전역하면서부터 우울증과 두통을 호소하며 딴 사람으로 변해갔다. 박씨의 어머니인 박봉숙(62)씨는 "강제로 병원에 데리고 가려 하면 병근이가 며칠씩 집을 나가 들어오지 않아 포기했다"고 말했다.

박씨는 마약에 손을 댔고 돈을 마련하기 위해 물건을 훔치고 신용카드를 위조했다가 2000년 미 법정에서 4년 8개월형을 선고 받고 할라바 교도소에 수감돼 있다. 박씨는 추방 위기에 처해있다. 미국 이민법에 따르면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한 영주권자가 1년 이상의 실형을 받으면 추방토록 돼 있다. 이 규정은 참전 군인에게도 해당되며 판사가 이민국에 추방을 반대하는 건의도 할 수 없다.

박씨의 변호사는 "병근씨는 미군으로 걸프전에 참전했다가 문제가 생겼고 부모가 시민권자"라며 "30일 내에 항소해 최대 1년의 시간을 벌고 나서 미 상원에 그의 추방 면제를 위한 법 개정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하와이한인회의 서 회장은 "한인교회에서 매일 30분간 박씨를 위한 기도를 하는 등 동포 모두가 기적이 일어나기를 기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와이 동포사회는 서명과 청원서를 하와이주 연방 상원의원, 하와이 주지사, 이민국에 보낼 예정이다.

/LA미주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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