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뒤에는 청색 혁명이 성공할 것이다."영국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 최신호(9일자)는 "2030년쯤이면 인류가 섭취하는 해양식품의 대부분이 양식으로 충당될 것"이라면서 수산양식업의 성공을 농업의 녹색 혁명과 비교해 '청색 혁명'(Blue Revolution)이라고 규정했다. 연어 대구 멸치 참치 새우 등 식탁에 오르는 대부분의 수산물이 양식에 의해 생산될 것이란 얘기이다.
이 잡지는 "30여 년 전에 본격 시작된 양식업이 기술 발전에 따라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면서 '바다 농사'를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양식으로 인한 환경 오염 문제도 해결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수산양식은 1970년 전후에 연어를 중심으로 본격 시작됐다. 요즘엔 어류를 더 크고 살찌게 만들기 위해 유전자조작(GM) 방식의 양식 연구도 활발하다. 지금까지 양식은 주로 해안이나 강가에서 이뤄졌으나 앞으로는 깊은 바다에서 고기를 기르는 해상양식으로 발전해 갈 것으로 예상된다.
양식업 발전으로 어패류를 포함한 전세계 수산양식 생산량은 2000년에 3,600만 톤에 이르렀다. 수산양식 생산량이 90년 이후 연평균 10% 가량 성장한 것은 같은 기간 가축 생산량 성장률 2.8%와 비교하면 엄청난 수치이다. 미국에서는 벌써 전체 바다 식품의 절반 가량을 양식에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양식 확대 문제를 둘러싸고 옹호론자와 환경론자 사이에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옹호론자들은 양식업 발전이 인류의 식량 부족 문제를 해결해 주는 한편 수산물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가격도 낮춘다고 주장한다. 연어의 경우 소비자 가격은 아직 큰 변동이 없으나 양식업자들이 상인들로부터 받는 값은 최근 20여 년 사이에 5분의 1 이하로 크게 떨어졌다. 이들은 특히 "양식업의 발달이 남획을 막아 오히려 바다에서 사라져가는 어족들이 보호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환경론자들은 양식업이 환경을 파괴하는 재앙을 낳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양식 어패류가 먹지 않고 남긴 사료와 죽은 고기 등이 바다를 오염시킬 뿐 아니라 항생제 남용도 큰 문제가 된다는 것이다. 양식 중이던 연어 등이 바다로 빠져나가 야생 어류에 병을 옮기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국제적 기준을 만들어 규제하면 이런 문제는 풀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노르웨이는 연어 양식 과정에서 발생하는 질소의 양을 30년 전에 비해 6분의 1로 줄였고, 대다수 선진국도 사료 총사용량을 과거에 비해 절반으로 줄였다. 또 항생제와 백신 등 화학물질 투여량도 크게 줄었다. 특히 야생 어류를 사료로 사용하는 것을 자제하고 지속적 생산이 가능한 사료를 잘 개발하면 훨씬 나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대학의 다니엘 폴리 교수는 "야생 어류를 먹고 자라는 연어, 농어 등을 기르는 것은 바다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으므로 나쁜 양식"이라면서도 "식물성을 먹고 자라는 틸라피아(담수 어류의 일종), 홍합, 굴 등을 기르는 좋은 양식이 전체 양식의 80%를 넘는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걸림돌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대기업들까지 양식업에 진출해 바다 농사의 혁명은 다가오게 된다.
/김광덕기자 kd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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