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일은 첨단 기술의 혜택을 받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도 쉽지 않다. 각종 여론조사나 언론매체를 통한 정보수집은 전달자에 의해 정보가 왜곡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현대판 암행어사'인 미스터리 숍퍼(Mistery shopper)는 비즈니스는 물론이고 국가 정책을 집행할 때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암행어사는 조선시대 지방 수령이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 지를 살피기 위해 고안된 제도다. 암행어사는 비리를 저지른 수령을 신문하고 처벌하는 권한을 갖고 있었다. 이 제도는 군주가 효과적으로 민심을 파악하는 수단으로 발전했다. 조선 후기에는 암행어사의 임무가 확대돼 당시 조세의 기반인 3정(전정, 군정, 환곡)의 문란여부와 관리들의 근무 실적 조작 여부까지 살피게 됐다.
미스터리 숍퍼는 비즈니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들이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처음 만들어냈다. 미스터리 숍퍼는 일반 소비자나 민원인을 가장하여 매장을 방문해 직원 친절도나 소비자의 불편 사항을 모니터링한다. 미스터리 숍퍼는 직원들에게는 두려운 존재이지만 고객들은 크게 환영하고 있다. 미스터리 숍퍼를 도입한 기업은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며 경쟁에서 유리한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참여정부는 국민과의 직접적인 커뮤니케이션을 원하고 있다. 그렇다면 미스터리 숍퍼를 적극 활용할 만하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미스터리 숍퍼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 기업까지 등장했다. 선진국 정부는 이들 기업에 의뢰해 공공기관의 친절도를 모니터링하고 있다.
물론 미스터리 숍퍼는 국회, 감사원, 국무조정실, 검찰, 경찰 등이 수행하고 있는 기능이다. 그렇지만 현재의 활동은 미미하거나 부분적이다. 참여정부가 미스터리 숍퍼 전담 부서를 운영한다면 국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는 평가도 받고 국론 분열로 인해 발생하는 낭비도 줄이게 될 것이다.
군주의 통치차원에서 도입된 제도가 암행어사 제도라면 미스터리 숍퍼는 국가의 주인인 국민이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 만들어낸 제도이다. 미스터리 숍퍼가 봉사하는 행정의 참뜻을 살리는 방식으로 좀 더 활발히 적용되어 국민들이 보다 나은 행정 서비스를 영위하는 사회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이 상 경 메트릭스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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