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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거지는 한총련 내부 갈등설/"강경파 주도권 되찾으려 강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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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거지는 한총련 내부 갈등설/"강경파 주도권 되찾으려 강공"

입력
2003.08.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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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사격장 점거 시위 파문이 확산되면서 한총련 내부 강·온파간의 갈등설이 불거지고 있다. 이번 시위에 대해 한총련은 일단 "정당한 투쟁"이라고 한목소리를 내고있지만, 온건파 중심의 한총련 중앙집행부는 일부 강경파의 돌출 행동에 난감해 하는 모습이다.한총련 내 강·온파의 갈등은 이미 올해 초 11기 한총련 출범 때부터 시작됐다. 10기까지 한총련을 장악했던 '자주' 계열의 강경파에 맞서 '한총련 혁신'을 주장하는 온건파는 따로 한총련 의장 후보를 냈다. 양측은 모두 '반미와 통일'을 가장 주요한 투쟁목표로 간주하지만 '한총련 합법화를 우선적으로 이룬 뒤 촛불시위, 반전평화운동 형태 등의 대중적인 반미반전운동을 펼치겠다'는 혁신계열에 비해 자주계열은 '기습 시위 등을 통한 비타협적인 반미반전투쟁'을 강조하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다.

그러나 지난 4월 세에서 밀리던 '혁신' 계열의 정재욱 연세대 총학생회장이 예상을 뒤엎고 근소한 표 차로 11기 한총련 의장으로 선출됐고, "한총련의 발전적 해체를 통해 국민들에게 사랑 받는 학생운동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하면서 갈등은 구체화했다.

이에 대해 남총련 경인총련 등 강경파는 "정부가 일방적으로 한총련을 이적단체로 규정했는데 우리가 먼저 백기를 들 필요가 없다"며 반발했다. 그러나 속내는 '한총련 혁신론'의 핵심이 이미 이적단체로 규정돼 있고, 학생들에게 외면 받는 기존 한총련으로는 학생운동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데 있었기 때문에 세위축을 우려한 자주계열이 강공을 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갈등은 결국 광주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서 남총련 주도로 돌발 시위가 벌어진 뒤 한총련 전체가 코너로 몰리면서 심화했다. 이번 미군 사격장 점거시위 역시 한총련 중앙이 아닌 자주 계열의 통일선봉대가 주도했던 것도 이러한 갈등의 연장선에 있다. 여기에 빼앗긴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강경파가 무리한 선도 투쟁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도 더해진다.

강금실 법무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가 "온건한 한총련 집행부와 과격 세력을 구분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향후 한총련 강·온파의 갈등 양상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관심이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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