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신촌골 대학들이 담장 허물기에 나섰다.연세대는 11일 "학교의 좋은 환경은 높은 울타리속에 가둬 두기보다는 사회와 공유해야만 가치가 있는 법"이라며 "이 같은 취지에서 2004년부터 5.5㎞에 달하는 학교 인근 담장을 허물고 캠퍼스를 전면 개방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연세대뿐만이 아니라 서강대, 명지대도 서울시와 함께 현재 '학교 담장 허물기 녹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지난주 첫 공식 모임을 가지고 구체적인 추진 방안을 논의했다. 명지대는 학교가 상가들로 둘러싸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들과 학교 캠퍼스의 자연친화적 환경을 공유하자는 차원에서 2005년부터 후문 전면과 정문 주변을 포함해 약 200∼300m의 구간을 개방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고 서강대도 구조적 어려움과 신부 숙소 등의 문제가 있지만 정문 일부를 개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담장이 없는 북미나 유럽 등 선진국 소재 대학은 그 자체가 지역사회와 하나가 되어 '대학이 곧 도시'인 '대학촌'을 이루고 있다. 국내에선 중앙대가 지난해 10월 최초로 정문 주변 담장을 허물었고 고려대는 올 초 개운산 뒷길 담장을 허문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대학이 밀집한 부도심 신촌지역의 대학들이 담장 허물기에 가세하면 '대학 도시'의 형성뿐만 아니라 도심 녹화 기능까지 일석이조의 효과가 있다. 서울시는 서대문구 소재 5개 대학을 대상으로 담장 개방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이화여대는 여학교라 개방이 어렵다는 사정으로, 홍익대는 자체 마스터 플랜을 내세워 불참 의사를 밝혀 신촌 소재 전 대학이 참여하는 담장 개방에는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 연세대 관계자는 "건물 별로 보안시스템을 완비할 계획"이라며 "다만 유흥가를 찾는 시민들이 캠퍼스에 술취한 채 드나드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성숙한 자세를 가져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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