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 정몽헌(鄭夢憲) 회장이 자살 직전 대검 중수부에서 조사를 받았을 때 가혹행위를 당했고 이 것이 자살의 직접 원인이라는 주장이 11일 여당 국회의원에 의해 제기돼 파문이 일고 있다. ★관련기사 A2면민주당 함승희(咸承熙) 의원은 이날 국회 법사위에서 "정 회장이 현대비자금 150억원+? 문제 등에 대해 대검 중부수에서 7월26일과 31일, 8월2일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검사와 수사관들이 전화번호부 같은 두꺼운 책자로 머리를 내리치는 등의 가혹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함 의원은 "제보자는 공개할 수 없다"면서도 "정 회장이 신뢰할 수 있는, 현대 사장급 측근으로부터 최근 제보받은 내용"이라고 밝혔다.
함 의원은 "검찰의 추궁으로 정 회장이 150억원 외 비자금 규모 등에 대해 상당한 수준의 자백을 했고, 이에 따른 자괴감과 수사과정에서의 인간적 모욕감 등이 혼재된 정신 상태에서 결국 죽음으로 이른 것"이라며 검찰의 책임을 추궁했다.
함 의원은 "대검 중수부 수사관들이 번갈아 돌아가며 이른바 '돌림빵 추궁'을 하고 '마음만 먹으면 분식회계나 비자금 수사를 통해 재벌기업 하나쯤 망하게 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는 내용의 협박을 가했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함 의원측은 "법무부 대응을 봐서 당시 폭행에 가담한 검사와 수사관 이니셜까지 공개할 수 있다"면서 "법무부가 '함 의원 말이 거짓'이라고 나오면 그 다음 단계로 정보를 더 폭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강금실(康錦實) 법무부 장관은 "대검 중수부에서 정 회장을 세 차례 조사한 것은 사실이지만 당시 조사과정에서 정 회장이 변호사와 접견했으며 변호사로부터 가혹행위에 대한 어떤 항의도 없었다"고 답변했다. 대검 중수부(안대희·安大熙 검사장)도 "정 회장에 대한 세 차례 조사에서 폭행이나 강압행위는 전혀 없었다"고 거듭 부인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이동훈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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