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원정폭력을 행사하고 탈퇴 조직원들을 불구로 만든 폭력 조직들이 검찰과 경찰의 특별 단속에 무더기 적발됐다. 특히 일부 폭력조직은 국내의 삼엄한 단속을 피해 외국으로 진출, 현지 조직과 손을 잡고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막대한 수입을 올리는 등 국내 조폭이 점차 '국제화' 하는 양상을 나타냈다.검경 합동 조직폭력사범 전담 서울지역 합동수사부는 지난 6월부터 2개월간 집중 단속을 실시, 7개파 55명을 단속, 이 중 해외 원정폭력을 행사한 '수유리파' 행동대장 오모(32)씨 등 28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합수부는 또 '상계파' 행동대원 강모(24)씨 등 6명을 불구속 기소하는 한편, '나주 동아파' 부두목 권모(37)씨 등 21명을 지명수배했다.
합수부는 특히 '수유리파' 등이 일본 나고야(名古屋) 지역으로 진출, 호스트바 등 유흥업소를 운영하며 경쟁업체와 칼부림까지 벌인 사실도 포착했다. 수유리파 두목 김모씨는 일본 폭력조직인 야쿠자와 손을 잡고 지역 유흥업소 관할권까지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국내 일부 폭력 조직이 단속을 피해 외국에서 대형 유흥업소를 직영하거나 다른 업소를 상대로 보호비를 뜯어내는 것이 직접 확인된 것은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나고야 지역의 경우 1990년대 후반부터 서울의 서너개 조직이 진출해 치열한 영역 다툼을 벌여왔으며, 이들이 직영하는 호스트바 등 유흥업소의 경우 한달 수입만 1억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최근 폭력조직은 일반 회사처럼 '해외사업부'를 두고 국내 여건이 어려워질 경우 언제든지 외국으로 진출할 준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번에 적발된 '상계파' 행동대원 전모(25·구속)씨 등 조직원 10여명은 반대 세력인 나모씨가 형무소에서 출소하자마자 교도소 인근 산골짜기로 납치해 잔인한 복수극을 펼쳤으며, 조직 기강 확립을 위해 후배 조직원들에게도 무자비한 폭력을 행사했다. '인디언파' 행동대원 천모(33·구속)씨 등은 조직 선배를 위해 대신 구속되는 등 정성껏 모셨는데도 자신에게 홀대한다는 이유로 일본까지 쫓아가 칼부림을 벌이는 등 하극상을 보였다.
한편 합수부는 김포 아파트 단지 섀시 공사 수주 문제로 청부폭력을 행사한 '영등포남부동파'와 동업자인 모 상장기업 회장을 폭행한 '나주 동아파', 호텔 경영권 다툼 과정에서 폭력배를 동원한 '목포 오거리파' 등의 조직원들도 함께 적발했다.
/강훈기자 hoony@hk.co.kr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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