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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칸센 中 고속철 수주 反日감정에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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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칸센 中 고속철 수주 反日감정에 주춤

입력
2003.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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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베이징(北京)∼상하이(上海) 구간을 운행할 고속철도 수주전에 참가한 일본이 중국 내 반일감정의 벽에 부딪혔다.총연장 1,310㎞인 이 고속철도는 약 120억 달러가 투자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 이전에 완공될 계획이다. 수주전에서는 신칸센(新幹線) 방식을 내세운 일본과 프랑스 TGV, 독일 마그레브 등이 각축하고 있다.

올 가을 선정될 사업자로는 일본이 가장 유력하다. 중국 정부 소식통은 최근 신칸센 방식이 채택될 가능성이 90%가 넘는다고 전했다.

하지만 중국 내 여론은 일본 불가론이 지배적이다. 반대 이유는 과거 침략전쟁과 관련한 반일감정이 첫 손에 꼽힌다.

중국 내 인터넷 사이트에 개설된 '애국자 동맹망'이 지난달 16일 시작한 '신칸센 반대 1만명 서명운동'에는 2주일 만에 8만여명이 참가했다. 네티즌들은 "일본이 이 사업을 맡는 것은 1930년대 중국침략 통로였던 남만주 철도 건설을 연상시킨다"고 주장했다. 최근 홍콩 봉황위성TV가 중국 시청자를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도 일본의 수주에 반대한 응답자가 65%에 달했다.

보다 논리적인 반론도 있다. 4일 인민일보 인터넷판은 신칸센 방식에 반대하는 장문의 독자의견을 게재했다. 반대 이유는 크게 두 가지.

우선 이번에 신칸센 방식이 채택되면 앞으로 30년 간 8,000㎞에 이르는 고속철도 건설 사업을 모두 일본이 맡을 가능성이 크며, 이 경우 대일 기술종속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둘째는 중국이 자체 개발한 자기부상열차 기술이 사장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중국 철도부는 10여년 간 '중화의 별' 프로젝트를 통해 최근 실험속도로 시속 300㎞가 넘는 자기부상열차 기술을 개발했다. 신칸센 방식을 수입할 경우 독자기술이 묻히는 것은 물론이고 중국의 전동차 산업에도 막대한 피해가 예상된다.

중국 철도 전문가들도 자기부상열차나 고속철도는 현재로서는 요금이 지나치게 비싸 경제성이 없다며 국산기술이 성숙할 때까지 기다릴 것을 요구했다.

이 같은 여론을 고려해서인지 원자바오(溫家寶) 총리 등 중국 지도부는 신칸센 로비를 위해 5∼7일 방중한 오기 지카게(扁千景) 일본 국토교통성 장관을 만나지 않았다.

/배연해기자 seapow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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