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산이 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1998년 13%에 불과했으나 2002년 약 17%를 기록, 고위험 임신 증가와 함께 조산율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천의대 길병원에서도 1995년 8.1%에서 2000년 15.8%로 조산율이 2배로 늘었다고 보고한 바 있다. 서울대병원의 경우 최근 데이터는 없지만, 82∼89년 조사에서 조산아 발생률이 평균 8.1%로 보고돼, 최근 대학병원의 조산율이 10여년전보다 훨씬 높은 수치임을 보여준다.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김암 교수는 "조산율 증가가 전국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신생아 중환자실 설비가 잘 갖추어진 일부 대학병원의 현상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지만 지난 5년간 서울아산병원의 조산율은 전세계적으로 보고된 조산율에 비해 약간 높았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조산은 의학계의 중요한 이슈다. 2001년 미국의 조산율은 약 12%를 기록, 81년보다 27%나 뛰어올랐다.
세계보건기구와 미국산부인과학회는 만 37주 미만에 분만하는 경우를 조산으로 정의하고 있다. 보통 만삭은 38주에서 42주 사이에 출산하는 경우를 말한다. 문제는 이 같은 조산이 왜 일어나는지 의사들이 그 원인을 확실히 모른다는 점이다. 대부분 조산은 임신 중 산모의 잘못된 행동 탓이라고 몰고 가는 실정이다.
최근 전문가들은 고령 임신과 임신 여성들의 스트레스 증가를 조산의 주요 원인으로 꼽고 있다. 만혼이 늘고, 30대 후반∼40대 초반 부부의 늦둥이 출산이 늘면서 상대적으로 위험한 고령임신이 증가한다는 지적이다. 나이가 들면 난자가 건강하지 못해 수정 자체가 어려울 뿐 아니라, 건강한 아기를 가질 기회도 점점 낮아진다. 또 고령 임신에서는 고혈압이나 당뇨병 등 임신중독증도 많이 발생한다. 임신중독증은 조산을 야기한다. 이외에도 일하는 여자들이 늘면서 직업에서 오는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불안 우울증 등이 조산을 일으킨다는 것이다. 최근 나온 의학교과서에서는 전치태반이나 자궁기형, 양수감염, 자궁경관무력증, 음주 및 흡연 등이 조산의 빈도를 증가시킨다고 꼽고 있다.
예고 없이 찾아오는 조산을 예방할 수는 거의 없다. 조산을 일으킬 고위험군 산모에 속한다면 자신의 집에서 가장 가까운 병원 가운데 신생아집중치료실(NICU)이 있는 곳은 어디인가 미리 알아두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조산은 재발의 경향이 높다. 조산 횟수가 많을수록 조산 확률은 점점 높아진다. 재클린 케네디가 자녀를 모두 조산한 사례는 산부인과 의사들이 즐겨 인용하는 증거. 만약 첫 아이를 조산한 여자라면, 출산을 앞두고 긴장할 필요가 있다. 출산 예정일이 아직 많이 남아있어도, 진통이 5∼8분 간격으로, 적어도 30초 이상 지속된다면, 서둘러 병원으로 향하는 것이 안전하다.
/송영주 의학전문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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