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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방송은 지금/美방송사 중간광고 짜증 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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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 방송은 지금/美방송사 중간광고 짜증 나지만…

입력
2003.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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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방송법 개정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중간광고 논쟁이 뜨겁다. 잡음이 일자 방송위원회가 방송법 개정안에서 중간광고 관련 조항을 삭제했지만 찬반 양측의 대립은 여전히 팽팽하다. 잠시 눈을 돌려 중간광고의 원조 격인 미국 방송의 현황을 살펴보자.중간광고에 대한 미국 국민과 정부, 방송사의 대전제는 '자율'과 '경제 논리'다. 우선 중간광고를 받아들일지 여부는 각 방송사가 판단한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방송사가 손익을 따져 나름대로 결정하는 것이다.

시청자들은 한참 재미있게 보고 있는 프로그램 중간에 툭 튀어나오는 중간광고를 반길 리 없어 리모콘을 집어 채널을 돌려버릴 가능성이 크다. 중간광고를 많이 내보낼 경우 자칫 방송사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미쳐 시청률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수익을 생각하면 그 달콤한 유혹을 무시하기도 어려운 게 현실이다. 중간광고로 확보한 재원이 프로그램의 수준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더욱 많은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기도 하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광고가 전공인 필자도 참기 어려울 만큼 빈번하게 중간광고를 내보내는 채널이 있는가 하면 '우리 방송사 프로그램에는 중간 광고가 일절 없습니다!'는 광고를 내보내 가입을 유도하는 방송사도 있다.

인기 절정의 하이틴 드라마 '도슨스 크릭'(Dawson's creek)이나 국내에도 잘 알려진 '프렌즈'(Friends)'를 방송하는 TBS TV는 중간광고를 내보내면서도 톱 클래스의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영화 전문채널 HBO는 시청자와 계약할 때 광고를 전혀 내보내지 않겠다고 약정을 함으로써 경쟁 우위를 꾀한다. 이른바 경쟁적 공존 상태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방송법 개정이 논의될 때마다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중간광고 논쟁. 해가 거듭되어도 찬반 양론이 평행선만 긋고 있는 답답한 현실을 보자니 시행 여부를 각자 알아서 판단하고 그 결과를 감수하는 이들의 미국 식의 단순 논리가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

/유현재 미국 조지아대 저널리즘 석사과정·제일기획 카피라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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