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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청와대 개편, 심기일전 계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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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청와대 개편, 심기일전 계기로

입력
2003.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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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에 심기일전의 쇄신이 필요한 것 같다. 양길승 전 제1부속실장의 향응파문은 국정 핵심부서의 권위와 기능의 위기를 초래하고 있다. 파문과정에서 감찰기능과 위기대처 능력의 문제가 드러났을 뿐 아니라, 상황인식과 판단이 심각한 한계에 처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문재인 민정수석이 부실감찰에 대한 비판을 다시 반박하고 나선 사실이나, 부대변인이 "우리가 가학적 집단 테러리즘에 살고 있다"고 언론보도를 공격한 것이 모두 민심과 상식에 어긋나는 자기만의 폐쇄적 관점에 빠져 있음을 드러낸다.청와대가 자신들에게 관대한 온정주의에 빠져 자기변호에만 열을 올리는 모습은 스스로 신뢰를 실추시키고 있다. 설사 논란이 된 사건조사의 은폐나 축소에 악의 섞인 의도가 없었다고 치더라도, 언론과 민심이 왜 그런 사실을 중시하는가에 대한 인식이 그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는 점 자체가 문제이다. 청와대가 이래서는 국민을 설득하고 국정을 이끌어 가는데 필요한 권위와 신뢰를 얻지 못한다. 청와대의 권위와 신뢰 손상은 국정의 손실을 초래하는 불행한 일이다.

비단 도덕성에 관한 문제만이 아니다.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돼 온 기능적 아마추어리즘 논란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귀를 기울일 때가 됐다. 이 달 말로 예정돼 있는 개편이 총선 출마자들에 대한 단순한 자리 보충에만 그치지 않도록, 발상을 근본적으로 달리할 필요가 생겼다고 본다. 차제에 직제와 업무상 드러난 제반 문제들을 충분히 검토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청와대가 논란의 근원이 되는 소모적인 일이 되풀이돼서는 안 된다. 이번 개편이 모양이나 내용에서 쇄신에 해당할 만한 결과가 될 수 있어야 한다. 소위 '코드'인사를 지양하고, 능력과 전문성을 극대화하는 개편으로 국정의 활기를 찾을 수 있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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