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 고어(사진) 전 미 부통령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향해 거친 독설을 쏟아냈다. 부시의 이라크 정책 등 대외정책에서부터 감세 등 국내 문제에 이르기까지 국정 전 분야에 걸친 난타였다.고어 전 부통령은 7일 뉴욕대에서 500여명의 청중을 향해 "지금 이 나라가 가고 있는 방향 때문에 나는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며 "부시 정부는 이라크 문제뿐 아니라 경제 사회 환경정책 등 모든 분야를 잘못 이끌고 있다"고 비판했다.
고어는 특히 부시 대통령이 이라크 사담 후세인 체제를 겨냥, 이라크전 개전 명분으로 내건 항목을 조목조목 비판하면서 부시 대통령의 이라크전을 '전략적 판단착오''역사적 실책'이라고 질타했다.
고어의 연설은 지난해 12월 2004년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이래 사실상 첫번째 대중 연설이었다. 그 동안 부시 개인에 대한 비난을 자제했던 고어 전 부통령은 이날 "나는 진짜 문제는 부시 자신이며 내년엔 기필코 우리가 그를 쫓아내고 새 인물을 앉혀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의 대선후보 대열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최근 떠돌고 있는 대선 출마설을 일축했다. 그러나 고어 전 부통령은 "나중에 정치 흐름 속에서 후보들 중 1명을 지지하겠다"고 말해 대리 후보를 통해 부시와 복수전을 치를 뜻을 암시하기도 했다.
고어의 측근들은 "그가 지난해 12월 대선출마를 포기하면서 잘못된 국정 방향에 대해서는 계속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한 약속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이날 연설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클레어 부캔 백악관 부대변인은 "부시 대통령의 테러전 수행과 경제정책 등에 대해서는 미국민이 정당성을 잘 알고 있다"며 고어 전 부통령이 언급한 주장에 대해 "무시하겠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승일특파원 ksi810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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