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 소속 대학생들의 동시다발적 반미시위 행태가 대단히 우려된다. 그들의 운동목표와 진의, 그리고 구호가 무엇을 지향하는지 의문스럽다. 엊그제 서울과 경기 일원에서 벌어진 일련의 시위를 있을 수 있는 젊은이들의 정치행위로 간주하기에는 이 사회가 용납하기 어려운 위험한 요소들이 많다.미군 영내에 무단 진입해 성조기를 불태우고 작전중인 탱크를 점거하는 행위들은 가뜩이나 민감한 한미관계에 원치 않는 부정적 결과를 초래할 소지가 크다. 노무현 정권 등장 이후 부쩍 불편해진 한미관계는 양 국민들 사이의 정서적 역작용에 의해 가속화한 측면이 있다. 시위도 시위 나름이다. 군의 탱크에 오르는 시위는 자칫 미군과 학생 사이에 충돌의 불상사를 부를 수도 있는 극단적 방식이었다. 주장의 전파를 최대화하기 위해 택한 것이었다면 이는 정부와 사회가 방치해서는 안될 무모한 수준의 행위다.
이번 시위를 탓하는 것은 한총련의 문제를 우리 모두가 고민하고, 해결을 위한 지혜를 모으고 있는 와중에 이런 노력이 안중에도 없다는 듯한 태도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정부가 반대여론의 역풍에도 불구하고 수배해제를 공론화하고 가담자들에 대해 불구속수사의 관용을 결정하는 대승적 자세를 선행했으면 한총련 역시 스스로 변화된 모습을 제시하는 지성적 진지함으로 화답하는 태도가 바람직하다.
시위대가 한총련 지도부의 통제를 벗어난 소수과격파에 불과하다면 지도부의 책임있는 질책과 해명이 있어야 하겠다. 그것이 아니라면 한총련은 과연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단체인가에 대한 설득력 있는 대답을 국민 앞에 내놓아야 한다. 그런 대답도 없이 한총련의 합법화를 요구하는 것은 국민다수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는 점을 이번 시위가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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