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사고로 숨진 아버지가 선상에서 바닷속에 던진 병속 편지가 우여곡절 끝에 26년 만에 딸의 품으로 배달됐다.7일 노르웨이 일간 다스아비젠의 보도에 따르면 구리 아벨센씨는 최근 생각지도 못한 아버지의 편지를 받았다. 어부였던 아버지 올라씨는 1977년 2월 2일 고깃배 우트빅 시니어호 선상에서 병속에 편지를 넣어 바닷속으로 던졌다. 그후 보름 뒤 우트빅 시니어호는 침몰돼 그와 동료 선원 8명이 함께 실종됐다.
구리씨에게 전달된 손바닥 만한 하얀색 편지지에는 "안녕하시오? 트롬소의 우트빅 시니어호가 해상에서 전합니다. 1977년 2월 2일."이라고 빨간색 사인펜으로 쓴 올라씨의 글씨가이 적혀 있다.
사고 당시 어린 아이에서 이제 13살 난 딸을 둔 어머니가 된 구리씨는 "26년 동안이나 편지지나 글씨의 색이 전혀 바라지 않은 것에 깜짝 놀랐다"며 감격해 했다.
그 이유는 78년 노르웨이 북부 핀마크 해변에서 이 유리병을 우연히 주운 코미스조넨씨 부부가 그동안 기념품으로 잘 간직해 왔기 때문이다. 이 부부는 지난 해 세상을 떠났고, 이들의 유품을 정리하던 딸이 병속 편지를 발견해 구리씨에게 전해 주기로 결심했다. 우트빅 시니어호 침몰이 워낙 잘 알려진 사고라 유가족을 쉽게 찾을 것 같았지만 거의 1년 만에야 구리씨에게 편지를 전해줄 수 있었다.
구리씨는 "편지를 보고 설명할 수 없는 강렬한 감정이 느껴졌다. 아버지가 어딘가에 살아계시다는 하늘의 계시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희망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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