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영결식이 8일 오전 8시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 동관 옆 잔디광장에서 유족과 조문객 등 2,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됐다.현대상선 노정익 사장의 사회로 1시간 동안 진행된 영결식은 쇼팽의 '장송행진곡', 베토벤 '영웅교향곡 2악장'이 울려 퍼지는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고인에 대한 묵념, 약력보고, 고인 영상물 상영, 추모사, 조전 소개,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정 회장과 함께 대북사업을 추진해 온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은 약력보고에서 "남북협력의 새 시대를 눈앞에 두고 떠난 고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게 대북사업을 더욱 크게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약력보고 도중 3, 4차례 말을 끊고 울먹이기도 했다. 이어 정 회장이 활짝 웃는 모습 등 생전의 영상이 멀티비전에 나타나자 유족들은 울음을 터뜨렸고, 고인의 지인과 현대 관계자들은 눈시울을 붉혔다.
손길승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추모사에서 "아직도 갈 길은 멀고 하실 일이 많이 남아 있는데, 왜 이렇게 홀연히 떠나셔야 했습니까"라며 정 회장의 죽음을 애석해 했다. 우인(友人) 대표 도올 김용옥씨도 "정 회장의 죽음은 개인의 좌절도 아니며 우리 역사의 좌절도 아니다"며 "(대북사업에 대한) 그의 신념이 전체의 신념이 되도록 하자"고 목청을 높였다.
영결식에는 정대철 민주당 대표, 이홍구 전 총리, 임동원 전 국정원장, 서영훈 대한적십자사 총재, 조순 전 서울시장, 정균환 민주당 원내총무, 이웅렬 코오롱 회장, 제프리 존스 주한미상공회의소 명예회장 등이 참석했다. 또 토머스 허바드 주한미대사, 리온 라포트 주한미사령관,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등이 조전을 보냈다.
영결식이 끝난 뒤 정 회장의 유해는 경기 하남시 창우동 검단산 자락 가족묘역으로 옮겨져 낮 12시께 선친인 고 정주영 전 현대그룹 명예회장 묘소에서 100m 아래쪽 반평짜리 묘에 안장됐다.
한편 이날 영결식에 정 회장의 최측근이었던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과 김충식 전 현대상선 사장은 끝내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반면 정 회장의 조카이자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현대차 부사장과 친구사이로 알려진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는 4일에 이어 7일 밤에도 빈소를 찾아 주목을 끌었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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