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알게 된 여성의 나체사진을 찍은 뒤 이를 공개하겠다고 협박, 금품을 뜯어 온 명문 S대 출신 사법연수원생 임모(31)씨에 대해 강도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경찰에 따르면 S대 공대를 중퇴하고, 1996년 방위병으로 입대한 임씨는 휴대폰 전화를 걸다 우연히 명문여대 2년생 김모(27)씨를 알게 됐다.
김씨는 통화가 거듭되면서 임씨에게 호감을 느꼈고, 1년여 동안 성적 농담을 주고 받으며 폰섹스까지 하는 사이로 발전했다. 방탕한 생활로 돈이 궁해진 임씨는 98년 12월 김씨에게 전화를 걸어 녹음된 음란 대화를 들려주며 "돈을 주지 않으면 가족과 인터넷에 공개하겠다"고 협박했다. 놀란 김씨는 "유학을 떠난다"고 속이고 7차례나 휴대폰 전화번호를 바꾸며 연락을 끊었지만, 임씨는 김씨의 출신학교 등을 이용, 인터넷 동호회에 가입한 김씨의 이메일 주소를 찾아냈다. 임씨는 "녹음 테이프를 600만원에 사라"고 협박, 2002년 1월 김씨로부터 돈을 뜯어냈다. 그러나 이후에도 임씨는 이메일을 보내 "다른 테이프가 있다"며 800만원과 신용카드를 빼앗았다. 이 과정에서 임씨는 김씨에게 변태적인 성행위를 6차례나 강요하고, 성행위 장면을 촬영했다.
지난 해 12월 사법고시에 합격한 뒤에도 임씨의 변태적인 애정 행각은 계속됐다.
김씨에게 성행위 사진을 보여주고 신용카드를 빼앗아 사용했고, 김씨가 최근 결혼하자 "주인님 허락 없이 시집을 가다니, 남편에게 공개하겠다"는 협박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임씨는 남편과 함께 경찰서를 찾은 김씨의 용기로 덜미를 잡혔다. 경찰은 임씨 수첩에서 명문대 치의대 출신 등 전문직 종사 여성 3,4명의 이메일 주소와 비밀번호, 신용카드 비밀번호 등을 발견, 추가 범행을 조사 중이다.
/박은형기자 voi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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