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0~8,000㎙의 봉우리들이 즐비한 히말라야에 비한다면 국내 산은 높이나 규모 면에서 볼품이 없는 게 사실이다. 때문에 국내 암벽등반은 해외 원정의 훈련지 성격이 강했고, 이런 사정으로 1990년대에 이르러서야 국내 이름 있는 봉우리들이 모두 완등됐다.그러나 등정목표의 높이가 아니라 등정과정의 험난함이 중요하게 부각되면서 국내 산악도 그 자체로서 훌륭한 등반 가치가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중 국내 암벽등반의 모태이자 산악인들의 마음의 고향이라고 할 수 있는 곳은 북한산 인수봉과 도봉산 선인봉. 깎아지른 듯이 우뚝 솟아있는 이 두 봉우리는 국내 산악인이 가장 많이 찾고, 훈련하는 장소이며 세계 톱글래스의 산악인들을 키운 곳이다. 예전에는 산악인들 사이에 어느 봉우리에서 주로 훈련하느냐에 따라 인수파와 선인파로 나뉘어졌을 정도다.
얼음과 눈들이 뒤덮인 겨울 설악산은 히말라야와 기후조건이 비슷해 히말라야 원정을 꿈꾸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곳. 높이 350㎙로 국내 최대의 폭포인 설악산 토왕산폭포는 겨울이 되면 적당한 얼음과 눈이 끼면서 히말라야의 빙벽과 비슷해져 빙벽 등반으로는 최적지.
설악산의 범봉능선에서 천불동으로 이어진 산능인 천화대도 빼놓을 수 없다. 삐죽삐죽 솟아난 수많은 기암괴석의 돌봉우리로 이뤄져 외설악 경관의 정수로 꼽히는 곳이면서 험난한 루트로 등정한 사람이 지금까지 몇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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