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상승하면서 현금을 많이 쌓아둔 기업이 주식수를 늘려 투자자들에게 이를 '공짜로' 나눠주는 무상증자(無償增資)가 투자자들을 끌어들이는 수단으로 확산되고 있다.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에 이어 무상증자가 새로운 주주 중시 테마로 자리잡은 셈이다.무상증자는 회사측이 유통 물량이 부족했던 주식의 수를 늘려 환금성을 높이거나 주식배당 형식으로 기업이 벌어들인 이익을 주주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회계상 자본금이 증가하는 반면 주식수가 늘어나 주당 순이익이 감소하는 부정적 측면이 있는데다, 일부 기업의 경우 공짜 배분 주식수(증자 비율)가 적어 실질적인 혜택이 없는 '생색내기'용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무상증자 급증
올들어 무상증자를 실시한 기업은 20여 개 사를 넘고 있다. 무상증자를 실시한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자 뒤따라 주가상승을 노리고 무상증자 검토를 공시하는 '해바라기' 기업도 늘고 있다.
최근 무상증자는 내부 유보율이 높아 이익 잉여금이 넘쳐 나는 기업이나 자본금이 크지 않은 코스닥 기업에서 주로 이뤄지고 있다. 자본금이 많고 주가도 높은 거래소시장에서는 액면분할이 주식 유통물량 증가 수단으로 이용된다.
배정비율 30% 넘어야 이익
무상증자는 기업의 내부 유보자산이 그만큼 풍부하다는 증거인데다 우량 기업의 경우 꾸준히 실적과 이익이 좋아져 무상증자로 주식을 배정한 이후(권리락) 떨어진 주가를 바로 회복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무상증자가 실질적인 주주 혜택으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배정비율이 30%를 넘어야 한다. 굿모닝신한증권 박동명 연구원은 "1주당 0.3주 이상은 나눠줘야 투자자의 이익이 높아진다"며 "수익성이 좋은 기업이 10% 이하를 나눠주거나 유·무상 증자를 동시에 실시하는 경우는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무상증자를 실시한 엔씨소프트의 경우 300%의 무상증자를 실시해 주가가 급등했으며 권리락 이후에도 강세를 이어간 반면 7.3%를 실시한 제이콤과 유·무상증자를 동시에 실시한 아라리온 등은 오히려 주가가 내렸다.
무상증자 가능성은?
코스닥증권시장에 따르면 무상증자 가능성을 측정하는 지표인 자본금 대비 무상증자재원(자본잉여금+이익준비금) 비율이 높은 기업으로는 대선조선 NHN 쎄라텍 한국정보공학 등이 꼽혔다. 대원씨앤에이와 한빛소프트 등은 무상증자 검토를 공시해 놓은 상태다. 성장성과 안정성을 겸비한 피에스케이와 안철수연구소 건설화학 국순당 등의 무상증자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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