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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눈앞의 강도도 놓치는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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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눈앞의 강도도 놓치는 경찰

입력
2003.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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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가 힘들어지고 자신의 처지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이 많아지면 자살과 함께 강력사건이 늘어난다. 그 중에서도 살인, 강도와 같은 강력사건은 사회 전체의 불안을 더욱 증폭시킨다. 엊그제 파주농협에서 발생한 대낮 2인조 권총강도 사건도 요즘의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빚어진 병리적 현상이라 할 것이다. 실탄까지 쏘아가며 2분여 만에 1억원이 넘는 돈을 털어간 범인들은 신속하고 대담했다. 희생자가 없었던 것만도 다행으로 여겨야 할 정도다.그런데 경찰의 대응은 어처구니가 없었다. 사건 당시 농협직원이 비상벨을 눌렀고, 범인들의 도주 직후에는 차량번호까지 적어 지나가던 순찰차에 알렸으나 놓치고 만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 눈 앞에서 달아나는 범인들도 잡지 못하는 경찰을 믿을 수 있겠는가. 또 사건이 발생한 곳은 군사지역이나 다름없을 만큼 도처에 군경의 검문소가 있는데도 범인들의 종적을 잡지 못하고 있으니 군과의 협조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셈이다. 범행에 이용된 승용차는 10여일 전 고양시에서 2인조 강도에게 빼앗긴 것이었다. 그 때에도 범인들은 총을 쏘았는데 일찍 그들을 잡았더라면 농협 강도범행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5, 6일 연이틀 인천에서 발생한 대낮 접객업소 2인조 강도사건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또 대구에서는 경찰이 중소기업회장 집 강도사건의 용의자로 검거한 사람이 범행과 관련없는 것으로 드러나 억지수사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치안수요는 많아졌지만 여름 휴가철이어서 그런지 요즘 경찰의 방범활동과 수사행태는 도무지 미덥지 못하다. 농협강도 사건에 쓰인 실탄이 외제이며 군·경에서는 쓰지 않는 것이라니 범인검거는 더 어려울지 모른다. 총력을 기울여 사건 해결을 서두르기를 촉구한다. 자주 강도사건을 당하는 농협은 자체 경비대책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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