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깔린 거리, 실내로부터 퍼져 나가는 은은한 조명 불빛, 도로를 환하게 비췄다가는 멀어져 가는 차량 행렬, 행인들이 쏟아내는 어지러운 소음들…. 이 여름 밤 달빛을 받으며 테라스에 앉아 와인 한잔을 기울이고 싶다. 젊음과 유행의 1번지 서울 압구정동과 청담동 거리는 요즘 '테라스가 있는 풍경'으로 넘실댄다. 4∼5년 전부터 하나 둘씩 늘어나더니 이제는 한집 건너 하나씩 보일 정도다. 소주와 일식 종류를 함께 파는 로바다야키부터 고급스런 바까지 업종도 다양하다. 벽을 트거나 출입문과 창문을 개방하고 커튼이나 화단으로 꾸민 장식까지 여름 밤의 정취를 물씬 풍겨낸다. 누구하고든 그 곳에 앉아 있으면 금방이라도 친구가, 혹은 연인이 돼버릴 것 같은 기분이다. 테라스를 가진 주점들은 대부분 새벽3∼5시까지 영업한다./글·사진=박원식기자
① SHE 샹들리에·장식용 커튼 감각적
압구정동 로데오 거리에 최근 문을 연 유럽풍의 모던 바. 인테리어에 관심 많은 안주인 이승은씨가 4거리 쪽으로 향한 2개 면 전체를 테라스로 예쁘장하게 꾸며놨다. 바닥이 실내보다 낮은 것부터 정통 방식의 테라스임을 느끼게 한다. 입구에 걸려 있는 샹들리에와 확 트인 벽면 양켠을 장식하는 커튼은 매우 감각적이다. 테라스를 사용하는 계절, 이 커튼은 장식용일 뿐 실내를 가리는데 결코 사용되지 않는다고. 음악이 좋아 찾는 단골들이 많다. (02)518―6111
② 할리우드 힙합 아지트… 소품 자유분방
깔끔한 인상과는 전혀 동떨어진 외관이 눈에 띈다. 이 곳은 힙합 전사(戰士)들의 바. 힙합이 상징하는 자유를 표현하듯 실내 분위기도 무척이나 파격적이다. 공사장 자재를 사용한 벽면과 표범 무늬의 소파들, 여기 저기 놓인 게임기와 당구대 등 소품들이 동적이면서도 좀 어수선한 느낌. 1층이 다른 빌딩의 1층과 2층 사이에 위치, 1.5층에 가깝다. 1층과 2층에 테라스가 꾸며져 있어 앉아 있으면 아래로 도로가 보인다. 2층 테라스에서 1층 테라스를 내려다 볼 수 있는 것도 특징. (02)544―8599
③ 아마란스 네온사인 또다른 조명
2층과 3층의 테라스가 시원하다. 바로 옆 빌딩에 위치한 바 락앤롤의 화려한 네온사인 불빛이 수시로 껐다 켜지는 열기를 온 몸으로 느낄 수 있다. 비교적 오래된 바로 원래는 클래식 바였다가 지금은 웨스턴 바로 바뀌었다. 2층 실내 한가운데 놓여진 대형 프로젝션 TV등이 모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2층은 바, 3층은 홀로 꾸며져 있고 자정 전에는 주로 팝송, 이후에는 재즈 음악을 틀어 준다. 이 동네에서는 드물게 30대 이상의 연령층도 부담없이 찾는다. (02)547―4877
④ AX 옛날벽돌 장식 아늑함 더해
올 4월 문을 연 영국식 펍바. 전면 전체를 터 만든 테라스가 매우 길다. 테이블만 6개. 입구에 환히 빛나는 간판 불빛이 인상적이다. 한번 쓰였던 옛날 벽돌을 사용, 테라스의 시원함을 제공하면서도 따뜻한 느낌을 살렸다. 겨울에는 테라스의 지붕을 덮고 벽면 창을 닫은 후 장작 난로를 피워 실내공간으로 활용한다. 전반적으로 조명을 어둡게 한 것이 특색인데 실내에서 새어 나오는 파란 불빛이 시원하게 느껴진다. (02)548―4082
⑤ 미즈 검정 인테리어… 연예인 많이 와
2층에 테라스가 꾸며져 있다. 필요에 따라 여닫을 수 있는 창문이 설치돼 맑은 날엔 테라스로, 궂은 날엔 실내 분위기를 낼 수 있다. 특히 실내외가 검정색 컨셉의 인테리어로 꾸며져 모던한 느낌이 강하다. 일식을 위주로 중식 등 퓨전 로바다야키 메뉴들이 푸짐하다. 모듬회, 샐러드, 메로구이, 튀김 등이 대표 메뉴들. 연예인들도 많이 찾는다. (02)546―2229
⑥ 밤도깨비? 압구정 거리 야경 한눈에
5층 빌딩의 옥상을 개조, 테라스처럼 꾸며 놓은 명소. 야밤에 압구정동 로데오거리를 걷다 보면 빌딩 옥상에 파라솔이 처진 멋진 공간이 눈에 띈다. 포장마차나 소주방을 찾듯 가볍게 찾을만한 곳. 이 동네에서는 비교적 고층인 5층에 앉아 코끝을 스치는 바람을 즐기는 맛이 독특하다. .
메뉴마다 퓨전식으로 치즈를 많이 사용하고 특히 그라탕과 닭도리탕이 인기 메뉴. 여자들의 입맛에 잘 맞아 식사 대용으로도 많이 찾는다. 자칭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했다는 야쿠르트 소주와 자스민 소주, 생과일 배소주는 이 집의 단골 주종이다. (02)545―9289. 바로 옆에 있는 밤도깨비? 은 (02)549―8428
⑦ 나다 도로변에 앉아 한잔하는 기분
퓨전 로바다야키 전문점. 대로변에 위치, 마치 도로변에 앉아 한잔하는 기분을 만끽하며 지나가는 차량·행인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다. 테라스는 빌딩 전면과 뒤쪽 주차장 입구 위쪽까지 걸쳐져 있다. 테이블만 12개가 들어설 정도로 넓다. 일식을 위주로 하지만 중식도 있다. 사시미 샐러드와 해산물 철판야키가 인기 메뉴. 봉사료는 따로 없다. 새벽 5시까지 영업하며 20대부터 3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찾는다. (02)541-0378
⑧ 하루 병풍처럼 둘러싼 화단 이색적
일본식 선술집인 이자가야와 로바다야키의 중간 형태. 테라스 입구에 병풍처럼 처져 있는 화단 분위기 사이로 차량의 헤드라이트와 조명이 교차할 때면 제법 낭만적이다. 화단은 테라스에 앉은 손님들과 행인들이 시선을 마주치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구이와 생선회 전문인데 꼬치류와 닭고기 야채볶음, 해물철판구이, 각종 탕 등이 인기. 테라스 안쪽 벽면이 실내 깊숙이 있어 테라스의 폭은 좁지만 깊다. 테이블 6개가 놓여져 있다. 정문석 매니저는 "대로변 안쪽 골목으로 조금 들어간 곳에 있어 20대 초반의 젊은이들이 특히 많이 찾는다"고 소개한다. (02)3448―9000
⑨ 노리피플 도발적 오렌지색 테이블·기둥
파티플래너들이 공동출자해 만든 주점 냄새가 물씬 난다. 대형TV와 스피커의 소음이 항상 파티 분위기를 내준다. 오렌지색 테이블과 테라스 기둥 색깔이 자못 도발적이다. 블루톤의 의자 색깔과 잘 대비를 이룬다. 피나콜라다 소주, 미도리 멜론 소주 등은 여성 고객들이 즐겨 찾는 메뉴. 해물누룽지탕, 치킨 칠리, 대하 칠리 소스 등이 인기 안주들이다. (02)549―66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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