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 좋고 물 맑은 골짜기 옆 식당, 바로 옆 텃밭에는 유기농법으로 재배하는 야채들. 밭에서 갓 수확한 신선한 야채들이 곧바로 식탁으로 올라오는 곳.경기 양평군 서종면의 산골짜기 한 켠에 자리한 '초가집 순두부'는 황토흙 유기농 전문 식당이다. 차가 많이 다니는 대로에서 골짜기로 500m 이상 찾아 들어가야 하지만 손님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살아 있는' 야채와 함께 이 집이 자랑하는 콩과 두부, 메밀 음식을 맛보려는 이들이다.
이 집의 대표 메뉴인 '가마솥정식'을 시키면 콩죽부터 시작, 콩탕, 순두부까지 콩 요리가 나온다. 콩을 갈아 삶아서 낸 콩죽은 고소하고 콩을 갈아 배춧잎만 넣고 새우젓갈로 간을 낸 콩탕은 구수하다. 모두 식욕을 돋구는 에피타이저로 손색이 없다. 이 집 두부는 모두 강원도 국산콩만 사용하고 콩물에 염을 들일 때엔 바닷물 반, 소금 간수 반을 섞어서 사용한다. 그래야만 두부나 순두부가 부드럽고 고소해지며 담백한 맛을 내서다. 모두 주인 김동철(42)씨가 한적한 집 뒤켠에서 직접 콩을 갈아 만든다.
메밀도 이 집의 자랑거리. 메밀의 고장 강원도 봉평에서 가져온 메밀을 도정 과정을 거치지 않고 그대로 갈아 가루로 만든다. 껍데기를 벗긴 '속메밀'이 아닌 '겉메밀' 그대로를, 그것도 맷돌에 직접 가는 것이 특징. 먹어본 사람은 겉메밀인지 아닌지 곧바로 구별해 낸다고. 그렇게 만든 메밀묵에 묵은 김치를 숭숭 썰어 넣고 동치미육수를 부어 '메밀묵채'로 식탁에 올린다. 시원하면서도 새콤한 맛이 일품이다.
가마솥에 한 밥이 나올 때 이 집의 유기농 야채들이 바빠진다. 호박과 가지 오이 고추부터 민들레 계피 등 희귀한 쌈거리들이 듬뿍 나온다. 애호박, 호박찜, 호박된장찌개 등 독특한 호박요리도 이 집이 내세우는 메뉴. 집에서 직접 담근 깡된장을 두부보쌈(사진)에 얹어 먹을 때면 시골 내음이 물씬 느껴진다. 새송이버섯구이와 냉채, 김치를 비롯, 나물류 반찬도 10여가지나 된다.
주인 김씨는 직접 개발한 유기농법으로 농사를 짓는다. 소주를 야채 잎에 뿌리거나 목초액을 사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들을 사용한다. 재료 못지 않게 양념도 중요한데 천연양념만을 고집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소금이나 새우젓 등 자연식으로만 간을 낸다. 이 집 이름이 말해 주듯 처음에는 순두부 전문집이었다. 하지만 바로 옆에 농사를 짓다 보니, 또 유기농 야채들을 식탁에 올리다 보니 찾는 손님들이 많아져 자연스럽게 유기농 전문 식당이 돼버렸다. "유기농법으로 농사짓는 것은 아마 일반 농사 보다 5배는 힘들 것"이라는 김씨는 "왜 그리 어렵게 인생을 사냐는 질문을 많이 받지만 신뢰를 줘야만 고객이 찾아오는 것"이라고 말한다.
/양평=박원식기자
메뉴와 가격
가마솥 정식이 그렇게 푸짐하게 나와도 1만5,000원. 헤비하다고 느껴지면 5가지 메뉴가 적게 나오는 쌈법정식을 시키면 된다. 1만2,000원. 간단히 먹으려면 산채보리밥, 순두부, 콩비지 백반이 각각 7,000원.
영업시간 및 휴일
점심때부터 밤 9시까지 연중무휴, 주차는 수도권이라서 넉넉하다.
찾아가는 길
양수리 서종면 카페촌을 찾으면 된다.
연락처
(031)774―4612 미리 예약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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