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weekzine Free/ 브레이크댄스 "배틀" 현장, 그 젊음의 대폭발 현란한 몸짓 "열광의 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weekzine Free/ 브레이크댄스 "배틀" 현장, 그 젊음의 대폭발 현란한 몸짓 "열광의 밤"

입력
2003.08.08 00:00
0 0

"지금까지 심사해본 '배틀(battle)' 중에 승자를 결정하기 가장 어려운 경기였다. 십년이 넘게 B-Boy(브레이크댄스를 추는 남자)로 살았지만 이토록 멋진 밤은 처음이다!"1일 푸마(PUMA)가 주최한 '배틀오브더이어(Battle of the Year·BOTY)' 심사위원으로 초대된 세계 B-Boy 1세대 쿠조(Kujo·미국)는 격앙된 목소리로 심사평을 발표했다. BOTY를 보기 위해 성균관대 새천년기념홀 복도까지 가득 메운 관중들도 후끈 달아오른 공기 속에 저마다 눈에 열기를 띈 채 그의 말이 과장이나 입바른 소리가 아님을 공감했다.

별도 예선은 없지만 최고라고 자부하는 크루(crew·팀)만이 참가하는 한국 BOTY. 이번 대회는 독일 하노버에서 10월25일 열리는 세계대회에 참가할 한국대표를 뽑는 예선전이다. 작년 세계 BOTY에서 한국 크루인 '익스프레션(Expression)'이 우승한 만큼 이번 대회의 의미와 수준을 새삼 언급할 필요도 없다.

한국 BOTY에는 T.I.P, 라스트포원(Last for One), 리버스(Rivers), 오보왕, 모닝오브올(Morning of Owl), 갬블러(Gambler), 비비클랜(B.B.Clan) 등 전국에서 올라온 일곱 크루가 참가했다.

경기는 각 팀이 미리 준비해 온 6분여의 퍼포먼스(performance·사전에 짜여진 음악과 브레이크댄스를 선보이는 것)를 통해 네 팀을 먼저 뽑은 후 이들이 배틀 토너먼트를 치루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완벽한 팀웍(Teamwork is Perfect)'이라는 이름답게 각 멤버의 현란한 움직임 속에서도 소름 끼치게 하는 조화와 세련된 움직임을 보여준 T.I.P가 첫 테이프를 끊으면서 일곱 크루의 퍼포먼스는 시작됐다. '밤잠 안자고, 학교 안가고, 학원 빠지고' 연습했다는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손이 발이고 발이 손인 것 같은 현란한 브레이크댄스가 무대를 채우고 공기를 갈랐다. 10∼20대가 대부분인 3,000여명의 관중들은 멋진 장면이 나올 때마다 카메라폰을 높이 올리고 셔터를 눌러댔다.

배틀에 진출할 팀은 T.I.P, 라스트포원, 갬블러, 오보왕으로 결정되고 'DJ니들'이 선보이는 음악 속에 배틀 시작. 오후 9시30분을 훌쩍 넘은 시간임에도 대부분 관중들은 브레이크댄스의 하이라이트인 배틀을 놓칠 수 없다는 듯 자리를 지켰다.

8:8 배틀에 참가할 여덟명의 멤버들이 마주서자 무대는 '링없는 경기장'이 됐다. 제한시간 15분. 음악이 시작되자 전광판에는 농구 경기를 연상케 하듯 초단위의 시간이 빠르게 흐른다. 때로는 한 명이, 때로는 두 명이, 때로는 여덟명 모두가 나와 상대를 향해, 상대를 제압하기 위한 비장의 무기를 선보인다.

1라운드는 T.I.P와 갬블러가, 2라운드는 라스트포원과 오보왕이 춤실력을 겨뤘다. 이 중 1라운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어 3:3, 1:1 경기를 더 감상한 후 결정하겠다는 심사위원단의 요구에 따라 두 차례의 연장전이 치러졌다.

갬블러와 라스트포원의 결승전이 끝난 시간은 밤 11시. 쿠조가 최후의 승자를 발표하러 나오자 관중석과 무대가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갬블러!!!"

사력을 다해 싸운 탓일까? 무대 위에는 좌절도 반발도 없었다. 모든 B-Boy들은 서로를 얼싸안고 밝게 웃을 뿐이었다. 우승 크루 갬블러 단장의 목소리가 왁자지껄한 기념홀에 울렸다. "여러분이 좋아하는 크루가 이겼건 졌건 너무 상관하지마세요. 우리는 모두 B-Boy일 뿐이니깐요!"

/김신영기자 ddalg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