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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서예 동질성 회복 계기됐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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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서예 동질성 회복 계기됐으면…"

입력
2003.08.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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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회는 민족서예의 동질성을 회복하는 '의의 깊은 사변(事變)'이 될 것입니다."장윤식(張允植·67) 고려서예연구회 회장을 비롯한 21명의 조총련계 재일동포 서예인들이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한국민족서예인협회(회장 여태명 원광대 교수) 주최로 6일 개막, 15일까지 서울 인사동 물파아트센터와 전주역사박물관에서 동시에 열리는 '민족서예교류전' 참석을 위해서다.

민족서예교류전은 남한과 북한, 재일동포 서예인들의 작품이 처음으로 한 자리에 모이는 전시회다. 중국의 서법(書法), 일본의 서도(書道)와 다른 우리 고유의 서예(書藝) 전통을 민족적 차원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장 회장은 오사카에서 (주)공진이라는 공산품 생산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재일동포 2세. 1970년대 동포들이 결성한 '무지개'라는 미술동인에서 활동하면서 서예의 길에 들어섰다. 장 회장 등이 주축이 돼 89년 결성한 고려서예연구회는 재일동포 최초의 서예단체다. "일본 각지의 회원이 250여 명으로 늘어났습니다. 해마다 도쿄, 오사카 등지에서 중앙전과 지방전, 학생전도 열고 있지요. 결성 10주년인 99년에는 중국 옌지(延吉)에서 조선족 서예인과, 도쿄에서 부산의 서예단체와 교류전을 열어 민족적 연대를 확인했습니다."

전시회에는 장 회장 등 고려서예연구회 회원 28명이 51점의 작품을 냈다. 북한에서는 대표적 서예인으로 꼽히는 오광섭, 허이화, 리재명 등 11명이 각 1점의 작품을 보내왔지만 방한하지는 못했다. 한국민족서예인협회 회원 35명은 68점의 작품을 냈다. 전시장을 둘러본 장 회장은 "북한 작가들의 작품은 '천봉체(天峰體)'라 하는 엄격하고 힘찬 필법이 돋보이는 반면, 남한 서예인들은 궁체, 민체에다 조형서예까지 미처 생각하지 못한 다양하고도 재미있는 필법을 구사하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광개토대왕비와 실크로드를 답사하고 쓴 오언절구의 한시 '광개토대왕비' 등을 출품했다.

여태명 한국민족서예인협회장은 "이번 전시를 시작으로 중국 옌볜 동포, 구 소련 지역의 고려인 서예인들과도 합동전을 열 계획"이라며 "민족서예교류전을 전 세계 동포 서예인들이 참가하는 진정한 민족예술전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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