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계 프루덴셜 금융그룹(PCA)의 닉 스코트(사진) 아시아지역 투자 총괄 자산 운용본부장(CIO)은 7일 "삼성전자가 재벌구조에서 탈피해 지주회사나 독립회사로 바뀌면 주가가 한단계 상승 할 것"이라고 밝혔다.이 같은 발언은 강철규 공정거래위원장의 삼성전자 독립 기업화 언급에 이어 삼성전자 등 국내 기업에 10억 달러(1조2,000억원) 이상을 투자하고 있는 외국계 투자기관의 견해란 점에서 주목된다. PCA는 지난해 10월 굿모닝투신운용을 인수하는 등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스코트 CIO는 이날 계열사인 PCA투신운용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삼성전자의 기업 지배구조가 개선될 필요가 있다"며 "반도체 휴대폰 LCD에 집중하는 삼성전자 고유의 성격이 재벌 특유의 구조에 의해 침해 받지 않도록 보다 독립적인 형태로 발전해 나가고 전문 경영인들이 각 사업부문을 맡아 경영하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도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기업의 지배구조가 지난 5년간 개선됐고 시장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고 있지만 재벌 체제는 여전히 한국시장의 디스카운트(평가절하) 요인"이라며 "삼성과 같은 재벌 계열사 주식을 매입할 경우 해당 기업을 사는 것인지 재벌 전체와 다른 계열사를 사는 것인지 불분명 할 때가 있다"고 말했다.
또 "우량 기업이 적자가 나는 다른 많은 계열사를 먹여 살리는 이른바 재벌 리스크에 대해 우려하는 투자자가 많다"고 덧붙였다.
스코트 CIO는 "한국경제는 올 2분기가 저점일 것"이라며 "세계 경제의 디플레이션 가능성이 감소하고 국제금리가 3년전 5%에서 평균 1.45%로 낮아지는 등 경기부양을 위한 각국의 재정정책으로 주식시장의 폭락과 같은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12개월 동안 종합주가지수가 현재 수준보다 약 20% 상승한 820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김호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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