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길승 전 청와대 제1부속실장이 키스나이트클럽 소유주인 이원호(50)씨로부터 수사무마 청탁을 받은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검찰이 이씨를 내사하다 특별한 이유없이 중단한 사실이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검찰의 내사중단은 양 전 실장이 이씨 등으로부터 향응 접대를 받은 뒤인 7월 들어 이뤄져 새로운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6일 본보 취재 결과, 청주지검은 이씨가 살인교사 등 2∼3개 사건에 연루된 혐의를 잡고 내사를 벌여 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씨는 청주 지역에서 손대는 사업마다 성공했지만 불투명한 방법을 동원, 주변에 원성이 자자했다. 수사기관에도 비리 제보가 잇따라 검찰도 내사에 착수했으나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않은 채 중단해 그 배경에 의문이 일고 있다. 특히 검찰은 1989년 청주 북문로에서 발생한 시라소니파 두목 배모씨 피살사건에 이씨가 연루된 단서를 확보하고도 소환 조사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청주지검이 수사한 K씨에 대한 사건기록에 따르면, 배씨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뒤 출소한 신대명사파 소속 J씨 등은 "징역을 살고 나온 대가가 뭐냐"며 이씨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수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돼 있다.
검찰의 내사 중단은 그 시기가 양 전 실장이 향응을 받은 6월28일 이후 이뤄져 양 전 실장이 이씨의 청탁을 받은 뒤 외압을 행사했는지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이씨가 충북경찰청의 조세포탈 혐의 수사에 대해 '억울하다'며 청탁한 사실은 있으나, 양 전 실장이 청탁을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 주변에서는 이씨가 청주지검 출신 검찰 인사들과 돈독한 관계를 맺어 온 만큼 검찰 내부의 압력도 내사 중단의 한 배경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 이씨에 대한 내사가 중단되기 직전 검사장 출신의 A변호사가 선임계도 내지 않은 상태에서 청주에 와 막후에서 이씨 구명운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조세포탈 혐의를 수사중인 충북경찰청 관계자는 "이씨는 검찰에 인맥이 있어, 경찰 수사는 별로 신경도 쓰지 않는다"면서 "수사와 관련해 A변호사가 전화나 방문한 사실이 없다"고 말해 A변호사의 활동이 검찰에 집중됐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청주지검은 최근 이씨의 살인교사 혐의에 대해 내사를 벌이다 별다른 혐의가 없어 내사 종결했다고 밝혔으나 내사 종결 시점 및 결과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청주=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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