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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열정적 무대 저하고 딱 맞잖아요"/소극장 라이브공연 이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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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열정적 무대 저하고 딱 맞잖아요"/소극장 라이브공연 이선희

입력
2003.08.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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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선희가 이 달 내내 소극장 장기공연에 나선다.19년 째 가수로 활동하며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여전히 관객을 휘어잡는 그의 이름값에 비해 350석 남짓한 소극장은 "무게가 떨어진다"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다르다.

지난해 6월 대학로 라이브극장을 인수해 운영하고 있는 '사장님' 이선희. "요즘 노래 잘 한다는, 한때 국민 가수라 불렸던 후배들에게 장기공연하자는 제안을 많이 했어요. 다 손을 내젓더군요. 대형 공연장에서 수천 명 관객을 앞에 두고 노래를 해야만 위상이 올라간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에요."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낸다. 어쩌면 "모범을 보이겠다"는 생각인 모양이다.

라이브극장은 요즘 한 달에 1.000만원 가까이 적자가 난다. 관객이 안 차면 대관료라도 깎아 줘야 하는 실정이다. 때문에 주변에서 "돈 벌려면 성인물이나 개그 콘서트를 올리라"고 충고하기도 한다. 하지만 경기 탓, 변한 관객의 취향 탓을 하기 전에 노래하는 사람들 먼저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가수라면 일년에 세 달은 노래하고 있어야 해요. 방송 출연을 하면 몇 번이나 하겠어요. 소극장이 그 기회를 주는 거죠. 관객이 적으면 어때요. 오히려 잘 나갈 때일수록 어깨에 힘 빼고 진지하게 노력해야 해요."

그는 이제 초등학교 4학년 딸을 둔 학부형. 자그마한 체구에 소근소근 속삭이는 듯한 말투는 여전히 소녀 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무대에만 오르면 쏟아져 나오는 우렁찬 목소리는 데뷔 때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어떤 후배들은 물어요. '선배 아직 노래 연습 하세요?'라고." 잠시 황당하다는 표정이 떠오른다. "미친듯이 해요. 하고 또 해요." '장기 근속'의 힘은 연습에 있다는 정석 같은 대답이다.

"스스로 무게를 떨어낸 것"은 더 큰 비결이다. 월드컵 시청 앞 공연에 나오라는 제의가 들어왔을 때 우선 "86, 88 때도 노래했는데 지겹지 않겠느냐"는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내 틀린 생각임을 깨달았다. "가수가 나이가, 경력이 무슨 상관이에요. 노래로 서는 거지. 괜히 무게 잡고 무대 가리지 않으려고 해요."

라이브 극장 운영하며 텅 빈 좌석 보는 것처럼 마음 아픈 일도 없다. 초대권이라도 뿌려서 빈자리를 메우려고 하면 그는 완강하게 반대했다. "빈자리를 무서워하면 안 돼요. 신인일 때도 한 달에 한 번은 전국을 돌며 콘서트를 했어요. 사람이 없을 때도 있죠. 초연할 수 있다고 할까? 처음부터 쭉 성공만 해온 후배들은 빈 좌석을 겁내죠. 안타까워요."

이번 콘서트의 주제는 '여름 이야기'다. "노래만 '주구장창' 들려 주면 요새는 다 싫어하더라구요." 그래서 매 공연마다 '여름과 성' '여름과 패션' '여름과 건강' '여름과 다이어트' 등의 주제로 과학강사 장하나, 패션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메이크업아티스트 김선희, 요가 박사 원정혜, 방송인 조정린, 개그우먼 김미화 등이 이야기 손님으로 나오는 아기자기함도 갖췄다. 8일∼31일 매주 금(오후7시30분) 토(오후7시) 일(오후6시) 대학로 라이브극장. (02)744-6700

/최지향기자 mis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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