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가장 좋아한 영화는?7일 미국에서 방영하는 다큐멘터리 '대통령의 영화들'에 따르면, 게리 쿠퍼와 그레이스 켈리 주연의 서부극 '하이 눈'이 정답이다. 하이눈은 프레드 진네만 감독의 1952년 작으로 보안관(게리 쿠퍼)이 잔학한 무법자들과 고독하게 싸운다는 내용이다.
'대통령의 영화들'은 53년부터 86년까지 백악관 영사 기사로 7명의 대통령을 거친 폴 피셔씨가 대통령 전용관에서 상영한 영화 5,000여 편에 대해 상영 횟수와 작품 성격 등을 분석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하이 눈은 빌 클린턴 대통령이 최소 20회,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3회 이상 감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다큐멘터리 제작자인 버트 컨스씨는 "하이 눈의 주인공은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 상황에서 사랑을 포기하면서까지 악당들과 싸워 마을 사람들을 지킨다"며 "세계 평화를 지키기 위해 온갖 비난을 감수한다고 생각하는 대통령들이 자신을 주인공과 동일시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대통령들은 이 밖에 '카사블랑카', '콰이강의 다리', '사브리나', '로마의 휴일' 등을 즐겨 본 것으로 나타났다. 영화를 가장 많이 본 대통령은 지미 카터로 재임 중 580여 편을 감상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83년 TV 시리즈 '더 데이 애프터'를 본 뒤 영화배우 경험을 살려 감독에게 편집상의 오류를 지적한 메모를 전달했다. 감독은 노발대발해 메모를 갈기갈기 찢어버렸다고 한다. 조지 W 부시 현 대통령이 좋아하는 영화는 '오스틴 파워'와 '라이언 일병 구하기'등이고, 클린턴 대통령은 '쉰들러 리스트', '잉글리시 페이션트', '댄싱 히어로' 등 여러 장르의 영화를 두루 좋아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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