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타결된 현대자동차의 노사합의 내용이 알려지자 다행이라는 반응보다는 우려와 탄식이 쏟아지고 있다. 기업인들은 현대차 사례를 들어 "더욱 거세질 노조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걱정이 주류를 이뤘고, 경제 단체들은 "경영참여나 주5일제 수용이 기업의 발목을 잡는 선례를 남기게 될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그러나 누구보다 심한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현대차 협력업체 근로자들이다. 한 협력업체 근로자는 "우리는 현대차 노조원의 절반 정도의 월급을 받고 있으며, 그나마 한 달이 넘는 현대차의 파업으로 제때 지급 받지 못했다"며 "그런데도 현대차 노조원들은 파업기간 급료를 보전 받고, 연봉 총액도 평균 1,000만원 이상 올랐다니 딴 나라 사람처럼 느껴진다"고 털어놓는다.
현대차가 지난해 거둔 순이익 1조4,435억원은 3,400여 협력업체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것이다. 특히 자동차 산업은 부품산업의 발전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모기업 정규직이 협력업체나 같은 작업장의 비정규직에 비해 2배 이상의 보수를 받는 것은 왜곡된 구조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 협력업체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사실상 국내 독과점 업체라 임금인상 부담을 차량가격 인상과 부품 납품가를 깎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노조의 요구를 얼마든지 수용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다음달 1일부터 실시되는 현대차 주5일제에 따르면 남성 근로자는 1년에 153∼183일, 여성은 165∼195일의 유급휴가를 보장 받는다. '1년의 절반을 놀면서, 또 그 중 한달간 파업을 해도 매년 두자리수의 임금인상이 가능한 기업.' 이것이 밖에서 바라보는 현대차의 모습이다.
정영오 경제부 기자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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