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 농협에 권총을 든 2인조 복면강도가 침입, 실탄을 쏘며 직원들을 위협해 현금과 수표 등 1억여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범인들은 마감시간을 노려 침입한 뒤 불과 6분 만에 범행을 마무리 짓고 도주하는, 대범하고 치밀한 범행 수법을 보였다.침입 및 범행
6일 오후 4시19분께 경기 파주시 교하면 교하농협 운정지점에 복면을 한 특수부대 복장의 남자 2명이 정문을 통해 들어와 이 중 1명이 "전부 엎드려"라고 소리친 뒤 실탄 1발을 천장을 향해 쐈다. 이어 실탄 1발을 다시 유리창에 발사해 구멍이 뚫렸다.
당시 객장내 응접실에는 지점장 기모(49)씨가, 창구에는 출납담당 정모(45)씨와 여직원 2명이 근무 중이었으며, 객장에는 손님 4명이 있었다. 그러나 소규모 농협이어서 청원경찰은 없었다. 이들은 창문 깨지는 장면을 목격한 뒤 모두 바닥에 엎드렸다.
범인은 지점장 기씨에게 "금고를 열라"고 지시한 뒤 직원 정씨가 금고문을 여는 사이 창구에서 현금과 수표 등을 더블백에 넣었고 이어 금고로 쫓아와 금고에 있던 현금도 닥치는 대로 챙겼다. 농협측은 "이들이 챙긴 돈은 현금 1억1,000여만원과 수표 등 1억3,000여만원으로 더블백에 가득찰 정도였다"고 밝혔다.
도주 및 범인 인상착의
범인들은 돈을 챙겨 옆문을 통해 빠져나간 뒤 농협 주차장에 시동을 켜놓은 채 대기시켜놓고 있던 진녹색 뉴EF쏘나타 승용차를 타고 고양시 방향으로 달아났다.
경찰의 폐쇄회로TV 분석결과, 범행에 걸린 시간은 불과 6분에 그친 것으로 파악됐다. 범인들이 금고문을 열라고 지시할 당시 직원 정씨가 비상벨을 눌러 농협에서 2㎞정도 떨어져 있는 교하파출소에 상황이 알려졌으나 경찰이 도착했을 때는 이미 달아난 뒤였다. 이와 관련 기씨는 "사건 직후 농협 앞을 지나던 파주서 교하파출소 소속 112순찰차를 발견, 도주차량의 범행사실을 알렸으나 트럭 등이 끼어드는 바람에 추격에 실패했다"고 주장, 경찰의 안이한 현장 대처 논란도 일고 있다. 한편 범인들은 170∼175㎝가량의 키에 건장한 체격으로 운동복으로 보이는 검정색 옷을 입고 있었으며 검정색 단화를 신고 있었다.
경찰 수사
경찰은 범인들이 타고 달아난 승용차가 지난달 25일 고양시 성사동 M마트 앞길에서 제대를 앞둔 군인 노모(23)씨가 20대 남자 2명에게 폭행 당한 뒤 빼앗긴 사실을 밝혀내고 승용차를 긴급 수배했다.
경찰은 범행 현장에서 탄피를 수거,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을 의뢰하는 한편 전국 경찰관의 총기 실태를 점검토록 긴급 지시했다. 또 군부대에서 유출된 것인지 여부를 밝히기 위해 인근 부대에 권총 도난 여부 확인을 요청하고 최근 발생한 대구권총 강도사건과의 관련여부도 캐고 있다.
/파주=이연웅기자 ywlee@hk.co.kr
김명수기자 lecero@hk.co.kr
신재연기자 poet333@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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