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물간 삐삐가 첨단 텔레매틱스로 돌아온다." 1997년 가입자 1,500만명에 달하며 전성기를 누리던 무선호출기(삐삐)는 휴대폰의 보급과 함께 공룡이 멸종하듯 순식간에 우리 곁에서 사라졌다. 현재 총 가입자는 14만명, 전성기의 100분의 1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하지만 넓은 수신범위, 편리한 송수신성, 저렴한 통신요금 등 삐삐의 장점이 최근 첨단 자동차 데이터 전송시스템인 '텔레매틱스'와 만나면서 새로운 통신 인프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하고 있는 휴대폰망은 통신요금이 비싸고, FM 부가방송의 경우 수신감도가 낮은데다 이용요금 징수 관리가 어려운 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무선호출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리얼텔레콤은 012 삐삐망을 활용한 실시간 교통정보 서비스 '리얼 트래픽'을 다음달부터 제공할 예정이다. 이에 발맞춰 대우정밀과 카나스, 인텔링스, 자티전자 등 단말기업계도 삐삐망과 연동하는 차량용 정보단말기를 하반기 전략상품으로 결정하고 제품개발에 나섰다. 대우정밀은 실시간 교통정보를 수신, 최적의 운전경로를 찾아주는 신형 카내비게이션(DCN-2000)을 8월에 선보일 예정이다. 또 인텔링스도 과속카메라 위치경고뿐만 아니라 전방도로의 교통정체 여부까지 운전자에게 미리 알려주는 삐삐 기반의 신형 교통정보단말기를 내달 선보인다.
이밖에 삼성전자는 내년초 출시할 신형 PDA모델의 차량용 버전에 삐삐 수신기능을 지원하고 오토모비텍과 카나스, 자티전자도 무선호출망과 연동하는 보급형 CNS제품을 9월 이후 잇따라 출시한다.
/정영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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