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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회장 빈소 이틀째 표정/"국가적 손실" 각계 조문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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鄭회장 빈소 이틀째 표정/"국가적 손실" 각계 조문 줄이어

입력
2003.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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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아산병원, 북한 금강산, 전국 각지의 빈소에는 5일에도 정·재계는 물론, 주한외교단까지 조문 행렬이 줄을 이었다. 조문객들은 "대북사업에서 큰 업적을 남긴 정 회장의 죽음은 국가적 손실"이라면서도 정 회장의 자살 원인에 대해선 의견이 분분했다. 유족측은 전날 환히 웃는 모습이 담긴 정 회장의 영정에 대해 '고인의 사진인데 너무 웃는 모습'이라는 조문객들의 지적에 따라 이날 오전 2시께 입을 다문 채 정면을 보는 무표정한 모습의 사진으로 교체했다.○…정몽헌 회장과 유년시절 같은 방을 사용하며 우애가 남달랐던 정몽준 의원은 유가족 가운데 가장 이른 오전 6시50분께 빈소에 모습을 드러냈다. 정 의원은 조문객 안내와 주변 정리로 밤을 새운 직원들을 격려했으며 정세영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과 장례위원장인 김윤규 현대아산 사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도 밤새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한 듯 초췌한 모습으로 오전 8시30분부터 빈소에 도착, 조문객을 맞았다.

○… 빈소에는 삼성그룹의 수뇌부가 대거 찾아와 고인을 추모, 눈길을 끌었다. 4일 밤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가 이건희 회장을 대신해 조문을 한데 이어 5일 오후에는 삼성전자 출신인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을 비롯,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 이학수 그룹 구조조정본부장 등 전·현직 임원들이 빈소를 찾았다.

○…조문 온 여야 정치인들은 대북관에 따라 정 회장의 죽음에 대한 해석이 크게 엇갈렸다. 민주당 김근태 의원은 "'유분을 금강산에 뿌려달라'는 유언은 국민들의 마음을 흔들었다"며 "정 회장은 대북 사업의 큰 통로였고, 민주당 전 의원이 조문을 올 것"이라고 슬퍼했다. 반면 한나라당 김문수 의원은 "현대가 망한 것은 대북 경협과 햇볕정책 때문"이라며 "대북 국가정책에 민간기업을 끌어들인 김대중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반박했다.

○…김진표 경제부총리, 한명숙 환경부 장관, 이수성 전 총리, 이상주 전 교육부총리, 장재구 한국일보 회장, 장명수 이사, 홍석현 중앙일보 회장, 탤런트 최불암, 움베르토 코엘류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등 각계 인사도 빈소를 찾아 애도했다.

○…정 회장과 보성고 동창으로 정 회장이 자살하기 직전까지 함께 술을 마셨던 박기수(54) 전 현대상선 미주본부장(전무)은 4일 오전 경찰 조사를 받은 직후 빈소를 찾아와 조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는 4일 오후 1시께 정 회장의 영전에서 조의를 표한 뒤 오열했다. 박씨는 유족들과 1시간 가까이 얘기를 나눈 뒤 경찰에서 2차 조사를 받았다. 박씨는 "서울에는 휴가차 입국했으며, 정 회장이 먼저 입국을 요청하거나 150억원 비자금에 대한 부탁을 하지 않았다"며 "예정대로 6일 오후 8시20분 대한항공 편으로 LA로 출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강산 온정각에 마련된 정 회장의 분향소에는 하루 종일 직원들과 관광객의 조문이 이어졌다. 현지사무소에 따르면 금강산 온정각 C동에 차려진 정 회장의 빈소에는 새벽부터 현지 근무하는 현대측 직원들과 중국 동포 등 300여명이 찾아와 합동 분향식을 가졌다. 북한측은 이날 오전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명의로 현대아산 김윤규 사장 앞으로 '평양과 금강산에 차려놓은 현대측 분향소에 아태를 비롯한 해당 일꾼들이 찾아가 조의를 표하겠다. 또 금강산에서 아태 부위원장 참가 하에 정 회장을 추도하는 추모회를 큰 규모로 진행하겠다. 금강산에 정 회장의 유품을 안치하고 추모비를 세우는데 동의한다'는 내용의 팩스를 보내왔다.

/정원수기자 nobleliar@hk.co.kr

이준택기자 nagne@hk.co.kr

김중석기자 j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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