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황이 새 둥지를 향해 힘차게 날아올랐다. 국내 고교야구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제33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5일 동대문야구장에서 17일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한국일보사 일간스포츠 대한야구협회가 공동주최하고 KTF가 협찬하는 봉황대기는 고교야구의 왕중왕을 가리는 대회답게 첫날부터 명승부의 파노라마를 녹색 그라운드에 펼쳐 놓았다.초고교급 투수 송창식의 투타 원맨쇼를 앞세운 세광고가 쾌조의 출발을 했다. 동산고는 휘문고와의 연장 11회 접전 끝에 장동현의 끝내기 2루타로 3―2의 극적인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신일고는 서울팀 자존심을 놓고 붙은 성남고와의 경기에서 임훈의 역전 홈런으로 1회전을 통과했다.
장충고-제물포고
투타에서 앞선 장충고의 압승. 올해 단 한번도 전국대회 8강에 오른 적이 없는 분노의 장충고 방망이가 무섭게 폭발했다. 0―0으로 팽팽하던 3회말 2사후 1번타자 손성호가 3루수 실책으로 진루하면서 찬스를 잡은 장충고는 후속타자 최형근이 좌중간을 가르는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올려 기선을 잡았다. 기세가 오른 장충고는 4회 1사후 이세중의 볼넷, 김갑수의 중전안타로 1사 1,3루의 추가득점 기회를 맞았다. 이어 임승권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했다.
동산고-휘문고
인천 명문 동산고가 극적인 끝내기 안타로 강호 휘문고를 따돌렸다. 동산고는 1989년 봉황대기의 주인공이었고 99년에도 4강에 오른 단골손님. 두팀 벤치의 표정은 연장전에서 엇갈렸다. 2―2가 지속되던 연장10회 휘문고가 행운의 안타로 만들어진 2사 1,3루 찬스를 날려보낸 게 비수로 돌아왔다. 11회말 동산고 공격. 볼넷과 보내기번트,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1,2루 역전기회에서 장동현이 우중간 펜스를 원바운드로 맞추는 결승 타점을 터뜨려 1회전 통과의 영광을 움켜쥐었다.
세광고―인창고
세광고는 지난해 봉황기 3위, 올해 대붕기 2위에 오른 강팀. 인창고는 2001년 봉황대기에서 준우승했지만 올해는 감감 무소식이다. 1―1로 맞서던 5회말 인창고는 윤석민(두산 2차지명)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도망갔다. 7회초 세광고의 반격. 2사 3루에서 유지훈의 3루쪽 강한 타구가 내야안타로 연결되며 2―2로 쫓아갔다. 곧바로 송창식의 2루타가 터지자 전세는 3―2로 뒤집어졌다. 송기범의 우전안타로 3루주자 송창식이 홈으로 쇄도, 포수를 따돌리며 세이프. 4―2로 1점 더 앞서갔다. 8회초 세광고는 김오중의 대회 1호 홈런 등을 묶어 2점을 추가, 이변을 용납하지 않았다.
신일고―성남고
올해 전반적인 서울팀 약세에서도 황금사자기 우승으로 홀로 분투한 신일고가 성남고를 주저앉혔다. 신일고는 초반 실점을 만회하고 2―2로 따라붙은 8회초 임훈의 우월 솔로홈런으로 승기를 잡았다. 공이 펜스를 맞고 넘어갔다며 홈런이 아니라고 어필한 박재용, 박철용 두 신일고 출신 성남고 코치의 항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9회초 신일고는 무사 1,3루에서 박성민(3타수3안타)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추가, 쐐기를 박았다. 신일고 2년생 투수 서동환은 6과 3분의1이닝동안 1안타 11삼진 무실점으로 호투,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끌었다.
/박석원기자 s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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