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경제, 고도의 민주주의, 천혜의 기후조건도 자살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통계자료를 바탕으로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서유럽국가들 가운데 스위스가 자살률이 가장 높았으며 상대적으로 부유하지 못한 국가들인 이탈리아와 그리스의 자살률은 가장 낮은 편에 속했다.WHO보고서에 따르면 스위스에서는 지난 20년간 자살이 교통사고를 압도하는 최고의 사인으로 자리잡고 있다. 99년 스위스에서 발생한 자살건수는 1,300건에 이른 반면, 교통사고사는 516건에 그쳤다.
WHO 정신보건과장인 베르나데토 사라체노 박사는 "스위스의 자살률이 높은데 대해 명쾌한 해답도 설명할 길도 없다"고 말했다.
보고서 작성에 협력한 스위스 로잔 대학의 파비오 레비 박사는 "스위스의 청년층에서는 자살률이 교통사고와 에이즈, 약물남용을 능가하는 최대의 사인으로 남아있다"면서 "자살은 조기 사망 원인의 10-15%를 차지하는 사회적 문제"라고 말했다.
WHO보고서는 80,90년대에 여타 서유럽 국가들의 자살률은 30% 가량 감소했고 스위스도 이 기간에 25%가량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반면 같은 기간에 구소련권 국가들의 자살률은 증가추세를 보였다고 적었다. 레비 박사는 "구소련권 국가들의 자살률 증가는 의학적 영역 밖의 문제"라며"경제적 박탈감과 실업은 계속 자살의 주요인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제네바=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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