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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실리·실용 중시가 네덜란드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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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실리·실용 중시가 네덜란드의 힘

입력
2003.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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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일각에서 노사 시스템을 중심으로 네덜란드 경제 모델을 본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네덜란드 경제의 기본 정신은 '국가 경제가 국제 경쟁력을 갖기 위해 노동자, 사용자, 정부가 협조하는 것'이다.그러한 사례가 바로 10여년 전 암스테르담 은행과 로테르담 은행이 합병한 AMRO 은행의 탄생이다. 두 은행은 과당경쟁을 피하고 협조하여 운영하자고 의견 일치를 보아 합병을 이루었다. AMRO 은행은 다시 경쟁관계인 ABN 은행과 합병해 오늘날의 ABN-AMRO 은행이 됐다. ABN-AMRO 은행은 현재 세계 20위권에 든다.

또 하나의 사례는 NMB 은행과 보험전문회사인 은퇴·연금 인슈어와의 합병이다. 두 회사는 사업 영역이 달랐는데, 이들은 상대방의 영역에 새로 진출하기 보다는 합병하는 것이 좋겠다고 합의했다. 이렇게 하여 탄생한 것이 유명한 ING 은행이다. ING 은행은 최근 영국계 베어링 은행을 인수했다.

이처럼 네덜란드 기업들은 기업 이익에 앞서 국가 이익을 먼저 생각하려는 자세를 갖고 있다. 네덜란드 기업들은 국내에서 서로 경쟁하여 힘을 소모하기 보다는 힘을 합쳐 경쟁국의 기업들을 인수함으로써 국제 경쟁력도 높이고 생존을 도모한다. 이것이 네덜란드 경제 모델의 핵심이다.

네덜란드 국민들의 이 같은 대승적 자세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국제 상인'을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실용적 교육제도를 들 수 있다. 네덜란드 학생은 세계적 수준의 토플(TOEFL) 성적을 자랑하고 있다.

수학 성적 역시 세계 정상급이다. 영어와 수학이 경제 강국의 기본이라는 사실을 알고 정부가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이다. 이론보다는 실리를 중시하며 이익이 안되는 일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초등학교에서부터 실용적인 교육을 실시한다.

한국 사람들은 비싼 옷을 입어야 부자로 알아준다. 그러나 네덜란드에서는 아주 초라한 옷을 입고 다니는 사람 가운데 '알부자'가 많다. 때문에 네덜란드에서는 막노동자 차림을 한 사람을 얕잡아 보지 않는다.

네덜란드의 일반적인 부자들이 그렇다. 우리도 네덜란드의 허세를 부리지 않는 실리적인 정신을 배우고 실용적인 교육을 실시한다면 국제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이다.

박 영 신 보나미텍스 홀딩 컴퍼니 대표·네덜란드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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