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아름답다.자기의 밭에 홀로, 그리고
열심히 씨를 뿌리는 자, 아름답다.
그 씨가 아무리 하잘 것 없어 보일 나무의 씨앗이라 하여도
열심히 자기의 밭을 갈고 자기의 밭을 덮을 날개를 보듬는 자,
한겨울에도 부드러운 흙을 자기의 밭에 가득 앉아 있게
하는 자, 땀으로 꿈을 적시는 자, 아름답다.
― 강은교의 '허무수첩' 중에서 ―
★ 시인 강은교는 뇌를 '쪼개는'(본인의 표현) 수술을 했습니다. 아이도 한 명 잃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나는 초월한다는 것이 현재를 떠나는 것이 아니라 현재에 보다 깊숙이 뿌리 닿는 것임을 이해하기 시작했다"고 독백합니다. 삶의 깊은 고통 속에서도 자기의 밭에 홀로 씨를 뿌리며 땀으로 꿈을 적시는 자, 그가 정말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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