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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승 향응파문" 재조사 결과 발표/梁실장등 진술 거짓말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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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길승 향응파문" 재조사 결과 발표/梁실장등 진술 거짓말 드러나

입력
2003.08.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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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5일 발표한 양길승 제1부속실장 향응 파문 재조사 결과는 크게 네 가지의 새로운 사실을 담고 있다. 이는 이전의 청와대 검증이 부실했고 허점투성이였음을 인정하는 것이다. 사건이 불거져 나왔을 때 양 실장 본인 뿐 아니라 관련자들이 하나같이 거짓말을 했고, 입을 맞춰 조작을 시도했음이 확인됐다. 또 이날 발표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의혹과 의문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조사결과 발표가 논란의 끝이 아니라 또 다른 파장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재조사 결과 우선 나이트클럽 소유주 이원호씨가 양 실장에 경찰의 탈세수사와 관련해 구명 청탁을 했음이 밝혀졌다. 양 실장 본인과 다른 모임 참석자, 청와대는 그 동안 일관되게 이를 부인해왔다. 청와대는 "양 실장은 아무 말도 안 했고 참석자 진술도 일치한다"며 '수사개입, 영향력 행사 없음'으로 결론지었다.

양 실장이 민주당 충북도지부 부지부장 오원배씨로부터 45만원 상당의 선물을 받았던 사실도 새로 확인됐다. 청와대는 그러나 한나라당 일각에서 제기한 수억원의 금품수수 의혹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양 실장은 선물로 받은 국화베개 2개와 초정약수, 쌀은 집으로 가져갔다. 국화베개 7개는 노무현 대통령에게 주기 위해 관저 창고에 보관했다. 청와대는 액수가 과다하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지역특산품을 순수한 의도로 선물한 것"이라며 감쌌다.

술자리를 마련한 측에서 양 실장에게 성(性)상납을 시도했었다는 점도 새롭다. 청와대는 나이트클럽의 여종업원 관리마담을 통해 양 실장이 자신의 방에 따라 온 여종업원을 바로 돌려보냈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나이트클럽 술값이 215만원 상당이었지만 참석자들이 언론보도가 나온 뒤 43만원으로 말하기로 입을 맞췄다는 부분도 공개됐다. 양 실장도 이에 대해 청와대의 1차 조사 때 거짓말을 했음이 밝혀졌다.

그러나 여전히 의문은 남는다. 청와대 스스로 인정한 대로 술값 액수 등 민감한 부분에 대해 모임 참석자들이 입을 맞춰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때문에 이들이 여전히 청탁 유무, 또 다른 향응이나 금품 수수 여부 등에 대해서도 '입맞추기'를 하고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가능하다.

청와대가 이날 밝힌 사실들을 1차 조사를 했던 7월 초에 정말 몰랐었는지도 궁금하다. 청와대의 축소 의혹과 연결지을 수 있는 중요한 문제다. 청와대가 1차 조사를 벌인 시점은 7월10일. 청와대는 이날 "당시 양 실장이 과다한 접대 등의 비난과 수사대상자 비호 의혹을 살 수 있는 부적절한 처신을 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 말대로라면 청와대가 그 때 이미 이씨의 청탁 사실, 술값과 선물의 과다함 등을 모두 알고 있었던 게 아니냐는 추측을 낳기에 충분하다.

또 양 실장이 선물을 청와대 관저 창고에 보관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그가 다른 청와대 직원, 나아가 대통령에게 이를 알리지 않았느냐는 의문을 낳는다.

/신효섭기자 hssh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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