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5월 이후 외국인들의 공격적인 '주식 사재기'로 종합주가지수가 710선에 안착했지만 국내 개인 투자자들은 좀처럼 증시에 발을 들여놓지 않고 있다.외국인들은 5월 이후 8월1일까지 거래소시장에서 5조9,880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개인들은 이 기간 중 4조1,532억원을 순매도했다. 정부와 증권사가 "증시 뜬다"고 꽹과리를 쳐도 개미들의 투자 여력을 나타내는 주식형 펀드 잔고나 고객예탁금은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 주식은 쳐다보지도 않겠다는 이들도 많다. 왜 일까.
삼성증권 오현석 연구원은 "주식이 부동산과 채권보다 못하다는 과거 학습효과 때문"이라며 "사회 경제적 불안요인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개인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 부진이 방어적 투자를 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하반기 경기 회복 기대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진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은 최근 주가상승을 외국인의 유동성에 의한 일회성 상승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삼성증권이 찾은 또 다른 이유는 '2002년 투자한 자금의 현금화 욕구'다. 전상필 연구원은 "9·11 테러 이후 지수 900선을 넘었던 상승장인 2002년 1분기 이후 급속하게 유입된 국내 투자자금은 평균적으로 이제 겨우 손실을 벗어나는 수준"이라며 "오랫동안 마음 고생한 개인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무엇보다 현금화 욕구가 컸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 초 잇따라 내놓은 주가 연계 증권(ELS) 상품에 대한 투자자 수요도 개미들의 직접 투자를 가로 막고 있다. 목표 수익률을 확정한 ELS상품 규모가 8,000억원을 넘는 상황에서 이 같은 고수익을 경험한 투자자들은 주식 투자보다는 ELS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조철환기자 chc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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