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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헌 자살 충격/ 각계 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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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헌 자살 충격/ 각계 애도

입력
2003.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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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대통령과 참여정부청와대는 4일 정몽헌 회장의 자살 소식을 접하고 남북 경제협력사업과 경제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휴가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오전 6시50분께 문재인 민정수석과 이광재 국정상황실장으로부터 거의 동시에 전화를 통해 보고받았다. 노 대통령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을 통해 특별히 애도의 뜻을 표하며 "남북 경협이 흔들림 없이 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는 발표를 하기도 했다. 이정우 정책실장 주재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도 "이번 사건으로 경제에 주름이 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많았다.

정부는 4일 남북 경제협력 사업을 중심으로 한 남북관계에 미칠 파장을 최소화하려고 애썼다. 고건 총리가 정 회장의 사망소식을 접하자 마자 정세현 통일부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경협에 차질이 없게 정부 조치를 조속히 마련하고 국민에게 설명하라"고 지시할 정도였다.

통일부는 긴급 간부회의를 소집해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사업 등 현대가 관련된 경협 진행 상황과 북한의 반응 등을 점검했다. 정 장관은 안팎의 우려를 감안한 듯 "(정몽헌 회장의 사인은) 남북 관계만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경협은 개인이 아닌 제도적 차원에서 추진되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DJ와 국민의 정부

김대중 전 대통령은 4일 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투신자살 소식을 보고받고 "어떻게 이런 일이…"라며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아침 일찍 김한정 비서관으로부터 정 회장의 자살 소식을 전화로 보고받은 뒤 한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고 측근들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금강산에 유분을 뿌려 달라"는 정 회장의 유언과 상세한 사망경위를 전해들은 뒤 "너무나 안타깝다. 어떻게 된 일인지 모르겠다"며 애통해 했다. 김 전 대통령은 "현대가 남북교류 협력에 지대한 공헌을 했다는 점은 앞으로 역사가 공정히 평가할 것"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고 김 비서관이 전했다.

김 전 대통령은 이날 임동원 전 청와대 특보를 통해 정 회장 유가족에게 조의를 전했으며 직접 조문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공판과정에서 1억달러 송금 대납 요청 및 150억원 비자금 등을 놓고 정 회장과 팽팽히 맞섰던 박지원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구치소로 전해진 급보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임동원 전 특보측은 "정 회장의 죽음을 TV로 접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이러쿵저러쿵 말할 상황이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대북송금 특검팀

대북송금 특별검사팀 관계자들도 정 회장의 갑작스런 자살 소식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일부 관계자는 특검 수사가 정 회장 자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 때문에 부담감을 감추지 못했다.

송두환 특검은 "너무 놀랍고 충격적인 소식을 듣고 착잡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며 "남은 사람들이 고인의 유지를 잘 이어나가기를 바란다"고 안타까워했다. 김종훈 특검보는 "믿기지 않으며 (자살)이유를 잘 모르겠다"면서 "특검 수사는 사실상 마무리된 만큼 직접적인 투신 이유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검팀의 한 관계자는 "정 회장이 특검 수사로 인해 심적인 부담을 가졌던 것은 사실인 만큼 특검팀의 일원으로 심경이 착잡하다"고 말했다.

/배성규기자 vega@hk.co.kr

박진석기자 jse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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