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렌스탐-세리-지은. 세계 여자골프의 판도가 급속도로 재편되고 있다2003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골프지존' 아니카 소렌스탐(33·스웨덴)을 필두로 '골프여왕' 박세리(26·CJ)와 '버디 퀸' 박지은(24·나이키골프)이 새로운 '빅3'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것.
이는 그 동안 세계 여자 골프의 큰 축을 이뤘던 '여자 백상어' 카리 웹(29·호주)이 올 시즌 단 한차례의 우승도 차지하지 못하며 '빅3'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 이런 가운데 '젊은 피' 박지은이 예의 폭발적인 장타(시즌 평균 267.7야드·4위)와 고감도 퍼트(평균 29개·공동4위)를 앞세워 언제든지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며 새로운 3강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빅3'중 여전히 소렌스탐이 한수 위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소렌스탐은 이번 대회에서 박세리의 집요한 추격을 따돌리며 '넘버 1'임을 온 천하에 보여줬다. 소렌스탐은 이번 우승으로 지난 US오픈 이후 다소 처지는 듯했던 페이스를 다시 끌어올리는 계기를 마련했고, 시즌 4승으로 다승왕, 상금왕, 올해의 선수상 등 3관왕 독식을 향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비록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박세리는 누가 뭐래도 소렌스탐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영원한 맞수이다. 최종라운드 18홀까지 펼쳐진 둘의 팽팽한 접전은 갤러리의 숨을 멈추게 했다.
특히 강풍과 딱딱한 그린을 공략하기 위해 새롭게 갈고 닦은 '펀치샷'은 강한 정신력을 주무기로 삼고 있는 박세리의 새로운 비기(秘技)로 떠올랐다. 바람을 가르며 낮은 탄도로 총알처럼 튀어 나가지만 그린에 떨어지면 강력한 백스핀이 걸려 홀 2∼3m에 곧바로 멈추는 이 샷은 전세계 골프 팬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박지은은 특유의 침착성과 몰아치기를 보여주며 새로운 강자임을 보여줬다. 1라운드에서 2오버파로 70위에 처져 있다 2라운드에서 5개홀 연속 버디를 포함, 8개의 버디를 몰아치며 단숨에 공동4위로 치고 올라올 정도로 '몰아치기'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더구나 마지막 날 팽팽한 긴장 속에서 보여준 침착성과 과감성은 '뉴 빅3'로 불리기에 충분했다. 한편 박지은은 이 대회에서 9만9,563달러의 상금을 추가, 100만9,009달러로 17경기만에 시즌 상금 100만달러를 돌파했다.
/박희정기자 hj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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