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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株 MH쇼크 일제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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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株 MH쇼크 일제 급락

입력
2003.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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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헌(MH)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갑작스러운 투신 자살이 상승 가도를 달리던 한여름 서울 증시에 날벼락 같은 쇼크를 던졌다.현대그룹 관련주들은 낙뢰를 맞은 듯 일제히 급락했고, 증권가는 고인에 대한 안타까움 속에 'MH 쇼크'가 미칠 향후 파장과 시장 영향을 분석하느라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의 증시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MH가 이끌던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경영권 공백에 대한 우려와 부실 기업의 구조조정이 빨라질 것이라는 기대가 교차했다. 또 그 동안 현대 계열사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주던 대북 송금 사건 수사가 어떤 식으로든 마무리 돼 악재와 결별하는 계기가 될 것을 희망했다.

현대株 급락, 증시 차분

4일 증시에서 종합주가지수는 고인을 애도하듯 8.72포인트 하락했지만 외국인들이 순매수를 지속하는 등 별다른 동요는 없었다.

그러나 현대그룹주들은 일제히 급락해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그동안 대북 송금 사건 악재에도 불구하고 해운 사업 실적 호전 등으로 주가가 상승했던 현대상선은 8.72% 폭락해 2,880원으로 주저앉았고, 지주회사격인 현대엘리베이터는 낙폭을 다소 줄여 4.26%떨어진 1만2,350원에 마감했다. 현대건설과 현대증권도 4∼6% 떨어졌고 현대종합상사 등도 낙폭이 컸다. 이미 계열 분리된 현대차그룹 계열사와 현대중공업은 보합권에 머물거나 오히려 상승해 쇼크에서 한 발 비켜섰다.

경영권 공백 對 구조조정 본격화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의 여파가 시장 전체보다는 정 회장이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해온 일부 계열사에 국한될 것으로 분석했다. 대우증권 남옥진 연구원은 "MH 계열사들이 최근 대북 송금 문제와 영업 부진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 상황에서 경영권 공백이 발생함에 따라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현대증권과 현대투신 등 MH 계열 금융사 매각 작업과 현대아산이 추진하고 있는 대북 사업에 불확실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동양종금증권은 "경영권 불확실성으로 인해 주가가 약세를 보였지만 현대상선의 경우 채권단의 공동관리로 재무 유동성을 확보한 가운데 특검 문제만 조기에 큰 탈 없이 종료되면 최근의 해운업 활황을 바탕으로 재무개선 및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한 증권 전문가는 "불행한 사건이지만 현대 계열사들의 경영권 변화와 구조조정 흐름이 빨라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후계 구도와 지분 정리가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러운 오너 공백이 지분경쟁을 촉발하고 주가에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증시에서는 벌써부터 현대증권 매각 구도의 변화 및 현대정보기술과 현대오토넷의 매각 가능성이 흘러나오고 있다.

/김호섭기자 dre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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