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의 수난은 지난해 9월 국정감사에서 '대북 비밀송금 의혹'이 제기되면서 시작됐다. 정 회장은 이후 4월 특별검사 수사가 시작되자 수차례 소환 조사를 받았다. 정 회장은 남북교류협력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뒤 3차례 공판에 참석하고 이어 새로 불거진 '현대 비자금' 의혹 사건으로 검찰에 다시 3차례 소환돼 조사를 받아야 했다.산업은행의 현대상선 불법대출에 대한 감사원 조사가 끝나 가던 1월23일 서울지검 금융조사부는 정 회장에 대해 전격 출국금지 조치했다. 이후 4일 자살하기까지 정 회장은 방북을 위한 3차례 일시 출금 해제를 제외하곤 계속 출국금지 상태에 처해 있었다.
송두환 특별검사팀은 5월30일 정 회장을 처음 소환했다. 정 회장은 특검 조사에서 '정부 부담금 1억 달러의 현대 대납요구' 등 대북송금 전말에 대해 결정적인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성공단 착공식에 참석하고 6월13일 밤 귀국한 정 회장은 즉시 특검에 재소환돼 이익치 전 현대증권회장과 대질하며 현대 비자금 150억원에 대해 집중 추궁 받았다. 같은 달 24일 대검 중수부는 '150억+?' 사건과 관련해 정 회장을 재출금 조치했고, 25일 특검팀은 정 회장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후 7월4일과 21일, 8월1일 3차례 대북송금 공판에 출석한 정 회장은 시원시원한 진술태도를 보였다. 정 회장은 7월26일과 31일, 8월2일에는 3차례 대검 중수부에 소환돼 비자금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정 회장의 출두 사실을 언론에 알리지 않았고 조사는 극비리에 진행됐다. 오전 10시부터 밤 10시까지 하루종일 진행된 조사에서 검찰은 문제의 150억원 외에 현대 비자금 전반을 조사했다.
이 기간 정 회장 외에 이익치 전 회장과 비자금 조성에 관련된 관계자들도 조사를 받았다. 정 회장을 상대로 한 구체적인 조사내용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검찰의 전방위 수사에 극도의 심리적 압박을 느꼈던 것 같다고 현대측 관계자들은 전했다.
/노원명기자 narzis@hk.co.kr
이진희기자 riv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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