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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헌 자살 충격/ 對北사업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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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헌 자살 충격/ 對北사업 영향은

입력
2003.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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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헌 회장의 자살에 따라 현대를 중심으로 진행돼온 남북경협사업은 단기적으로 어느 정도의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정 회장이 선친의 뜻에 따라 어려운 기업환경 속에서도 대북 경협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데다 북측이 실질적인 대북사업의 파트너로 인정해온 유일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현대아산은 '햇볕정책의 옥동자'로 평가 받아온 금강산관광사업을 통해 남북경협의 물꼬를 텄다. 또 북측과 관광지 개발과 통신·전력 인프라 구축 등을 포함한 '7대 경협 합의서'를 맺어 북한 지역 개발의 우선권을 확보했다.

그러나 금강산관광으로 인한 적자누적을 감수해온 현대아산이 대북사업의 구심점인 정 회장이 없는 상황 속에서도 대북 경협에 계속 주력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또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친분 등을 통해 경협 추진 과정의 난제를 헤쳐온 정 회장의 역할을 대신할 만한 인물도 현재로는 마땅히 없다는 평가다. 당장 4일 오전 베이징에서 평양으로 들어갈 예정이던 정주영체육관 준공식팀의 방북 일정을 비롯해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건설 실무협의 등이 차질을 빚거나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간 적자가 누적돼온 금강산관광은 타격이 심할 것같다. 내달 1일로 예정된 육로관광의 재개도 불투명해졌다. 올 들어 북핵 문제로 인해 정부의 금강산관광사업 보조금 지급도 중단된 상황이라 정 회장이 유서를 통해 대북사업의 강력한 추진을 주문했음에도 실질적으로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물론 북측이 6월28일 '금강산관광지구 개발규정'과 '금강산관광지구 기업창설운영규정' 등 금강산 관광특구 개발을 위한 법적 토대를 구축하는 등 의욕을 보이고 있고, 여론이 뒷받침될 경우 야당이 보조금 지급을 수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정 회장의 사망에도 불구하고 남북 교류협력사업이 4대 경협합의서 발효 등을 통한 제도화 단계에 들어서 있고 남북 모두 교류협력의 진전을 바라고 있어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 금강산관광사업 등 현대아산이 추진해온 핵심사업은 이미 토지공사와 관광공사 등 공기업이 협력사업자로 기능하고 있고, 각종 당국간 회담이나 사회문화교류 등도 핵 문제를 둘러싼 미국의 대북 압박을 완충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남북이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신지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원은 "북측도 실리를 취할 것이기 때문에 정 회장이 없어도 정부 주도로 대북사업 청사진을 제시하면 경협 추진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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