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만 가지고는 못살아요.' 웅진코웨이, JM글로벌, 청호나이스 등 정수기 전문회사로 성공한 중견 환경가전업체들이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비데, 공기청정기 등 각종 생활가전 제품 외에도 김치 냉장고 등 대기업들의 주력 분야에까지 진출하는 등 이미 성숙한 정수기 시장에서 눈을 돌려 새 주력사업을 찾기에 주력하고 있다.사업다각화에 가장 공격적인 업체는 JM글로벌. 최근 정수기 분야에서 기존 업체들의 아성에 도전한 이 회사는 산소발생 기능으로 실내 공기의 청량감을 높여주는 '산소청정기' 분야 개척에 이어 하반기부터는 연수기와 비데 등 욕실용 생활가전 제품 라인의 강화에 나선다. 수입제품과의 경쟁을 염두에 두고 업그레이드된 기능의 신제품을 대거 출시, 중저가에서 고급형까지 제품군이 다양해 시장 점유율을 두자리 수 이상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JM글로벌이 역점을 두고 있는 새 사업분야는 김치냉장고다. 지난달 24일 출시해 이 달부터 본격적인 판매에 나선 '시베리온' 김치냉장고는 영하 18도의 순간 냉동 기능과 쌀 보관 기능을 장점으로 내세웠다. 주용도인 김치 보관 외에도 냉동식품 보관, 쌀 보관에 뛰어난 성능을 보인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국내 최대 용량인 202㏄의 크기에 가격은 198만원이다. JM글로벌 관계자는 "향후 3개월간 월 1,000대 가량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 선두 웅진코웨이는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비데 분야의 높은 시장 점유율과 전국적 렌탈 조직을 활용, 연수기, 이온수기, 미용수기, 산소발생기 등 건강생활가전에서도 기선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웅진코웨이의 사업 다각화 전략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두원테크 인수를 통한 '종합가전업체'로의 도약이다. 두원테크는 전기밥솥, 청소기, 커피메이커, 선풍기 등 100여종의 제품군을 갖춘 생활가전 전문기업이다. 웅진코웨이는 지난달 30일 두원테크를 두원테크 보통주 1주에 웅진코웨이 보통주 0.1641주의 비율로 소규모 합병키로 했다. 웅진코웨이는 두원테크의 제품군을 모두 흡수하고, 청소기와 초음파 야채세척기 등 신제품을 개발, 국내는 물론 동남아 시장 개척에도 나설 계획이다.
정수기 분야 대표기업인 청호나이스 역시 다른 분야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정수기에 활용되는 급속 냉각기술을 이용해 김치냉장고, 화장품 냉장고, 제빙기 등 백색가전분야에 뛰어들었다. 얼음 정수기 '아이스 콤보'는 냉수 기능뿐만 아니라 즉석에서 얼음을 만드는 기능도 있어 여름철을 맞은 가정과 업소 등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정수기 업체들이 사업 다각화에 분주한 이유는 국내 가정의 정수기 보급률이 30%에 육박하면서 성장세가 주춤한 것이 주된 원인이란 것이 업계의 해석이다. 제품 특성상 해외진출 등 신규시장 개척이 어려운 것도 한 몫하고 있다.
JM글로벌의 경우 지난 1분기 매출 198억원 중 정수기가 차지한 비중은 42.4%(84억원)로 2002년 말 49%에 비해 6.6%포인트나 낮아졌다.
청호나이스도 지난해 전체 매출 3,600억원 중 정수기가 3,000억원으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했으나 올 들어서는 정수기 매출이 크게 둔화하고 있어 공기청정기 등 다른 분야로의 사업 진출이 시급한 실정이다.
웅진코웨이 문무경 사장은 "정수기 시장은 조만간 성장곡선이 꺾일 것"이라며 "정수기 분야를 뛰어넘을 수 있는 가능성 있는 신사업의 개척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정철환기자 ploma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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