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현대중공업과 두산중공업간 해외 담수설비 입찰 시비와 관련, 조정절차에 본격 착수했다.4일 산업자원부와 업계에 따르면 산자부는 중립적 패널로 이뤄진 조정위원회를 구성, 1차 회의를 지난 1일 개최했다. 조정위원회는 대한상사중재원에서 근무하는 변호사 3명과 수출입은행, 수출보험공사 임원 각 1명 등 총 5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산자부는 당초 현대중공업과 두산중공업이 추천하는 인사도 1명씩 조정위원회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객관성 및 공정성 확보를 위해 중립적 인사들로만 패널을 구성키로 했다.
이날 회의에는 두산중공업 김대중 사장과 현대중공업 권오갑 전무 등 양사 임원들도 참석한 가운데 현대중공업의 조정명령 신청 경위에 대한 입장표명이 이뤄졌다. 김대중 두산중공업 사장은 집단휴가에 따른 회사차원의 준비 부족 등을 이유로 차기 회의에서 소명자료를 제시키로 했다.
이번 조정위원회 구성은 지난달 28일 현대중공업이 해외 대규모 담수설비인 사비야 프로젝트의 입찰과 관련, '두산중공업의 방해로 엄청난 손실과 계약지연 피해가 초래됐다'며 정부에 조정명령을 신청한데 따른 것이다. 조정명령이란 대외무역법 43조에 근거, 공정한 수출 경쟁을 교란할 우려가 있거나 대외신용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산자부가 나서 업체간 분쟁을 직권으로 해결하는 방법이다.
문제의 사비야 프로젝트는 쿠웨이트 정부가 발주한 공사비 4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수주 건으로 하루 22t의 용수를 생산할 수 있는 쿠웨이트 최대 규모의 담수화 설비.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6월 입찰에서 3억4,200만달러로 낙찰을 받았으나 1년이 지난 현재까지 본계약이 미뤄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그 이유를 입찰 2위 업체였던 두산중공업이 현지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쿠웨이트 정부에 탄원서를 발송하는 등 계약을 방해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산자부 관계자는 "위원회에서 조정명령의 타당성 여부 등에 대해 신중히 검토할 것이며 현재로서는 결과를 단정 짓기 어려운 상태"라고 말했다.
/이종수기자 j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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